매일신문

美 中 목죄기 본격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의 방미허용과 달라이 라마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의 조지 W 부시 미대통령 면담 등 미국이 중국을 자극하는 조치를 잇따라 단행하는 등 중국 견제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쇠퇴로 세계 제2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외교정책들은 21세기 아시아 지역 패권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의 성격을 띠고 있어 미국이 아시아 지역내 '신냉전 구도'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중국견제=반공·보수강성 노선을 외교기조로 삼아온 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주적(主敵)을 러시아(구 소련)에서 중국으로 전환하는 세계전략 재편을일관되게 추진해왔다. 미-중 군용기 충돌사건이후 대만에 대해 무기판매를 결정한데 이어 천수이볜 총통 방미를 허용했으나 이러한 조치들이 감정적 보복조치라고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동은 중국 당국이 지금까지 강력히 반대해온 티베트 독립문제를 사실상 국제외교무대에 공론화 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점에서 미-중 갈등의 증폭을 예고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친(親) 대만정책과 반(反) 중국세력 지원 조치는 '중국 길들이기'를 통해 아시아 지역내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대응=중국은 22일 천수이볜 대만총통 방미허용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1개 중국 정책'을 미국이 지키겠다고 한 약속들을 위배한 것이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의 주방자오(朱邦造) 수석 대변인은 "미국측은 (중국에 대해) 강경노선의 태도들과 관행들을 취해왔으며, 중국의 내부 문제들에 개입하고, 중국의 이익에 저촉되고, 중·미관계를 더욱 파괴하는 행동들을끊임없이 취해왔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미사일 방어계획(MD) 등 미국의 주요 정책에 반대에 나서는 등 대미정책의 강성기조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각국의 향방=국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국제무대에서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미국과 우방관계에 있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이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미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22일 "필리핀이 아시아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국가이지만 미국-중국 외교분쟁 때는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등거리 외교방침을 천명했다. 여타 나라 역시 중국의 영향력 증대에 따라 미국의 입장만을 지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고도로 계산된 미국의대(對) 중 강경책이 부시행정부가 희망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며, 오히려 중국의 반발 등으로 양국 관계의 악화만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외신종합=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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