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태홍 의원 등 개혁성향 초선 의원 6명이 24일 성명을 통해 인사정책의 전면쇄신과 안동수 전 법무장관 추천자 문책을 요구하며 당직을 사퇴, 여권내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재선 그룹이 중심이 됐던 당정쇄신 요구가 권노갑 전최고위원을 비롯한 동교동계의 2선 후퇴로 일단 수면아래로 잠복했으나 6개월만에 법무장관 인사파문을 계기로 다시 표면에 부상한 것이다.
이날 성명을 낸 김태홍 김성호 박인상 이종걸 정범구 정장선 의원 등은 지난해 당정쇄신을 맨처음 제기했던 '13인 반란모임' 소속이다.
정범구 의원은 "오전 7시30분부터 10여명의 초선의원이 논의를 했고, 일단 6명의 명의로 성명을 냈지만 앞으로 사태추이를 봐가면서 2차, 3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초.재선 의원들의 후속행동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성명은 법무장관 인사파문 문제에 국한됐지만 향후 당정 지도체제 전면쇄신, 조기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교체 등으로 요구의 강도가 점차 높아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또 정장선 의원은 "재선그룹 등 다른 의원들과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고 바른정치모임 소속의 한 재선의원은 이날 '6월거사설'에 대해 "6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초선의원들의 성명발표가 재선그룹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것임을 확인했다.
실제 재선그룹은 지난해말 당정쇄신 요구가 동교동계 2선후퇴와 김중권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일단락되자 한발짝 물러섰으나 최근 권 전 위원이 마포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동교동계의 복귀 움직임이 있자 '2차 거사'의 시기를 기다려왔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당 주변에서는 이에 대해 그간의 3당 정책연합과 4.26 지방 재보선 패배가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을 자극한데 이어 이번 법무장관 인사 파문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당 지도부에도 감지돼 한 당직자는 6인의 성명이 나오자 "드디어 봇물이 터졌다"고 말했다.
김중권 대표도 23일 재야출신 개혁파 모임인 '열린정치포럼'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단합'을 강조하는 등 당내 다양한 그룹과의 회동을 계획한 것도 초.재선 그룹의 심상치않은 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단 열린정치포럼 소속 의원들에게 당의 위기를 설명하면서 '단합'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냈으나 인사파문이라는 돌발변수가 불거진데다 초선의원들이 '거사'를 앞당기는 바람에 다른 그룹을 설득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는 것.
한편 초선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인사정책이 '비공식라인'에 의존하고 있다"면서도 비공식라인의 실체에 대해서는 "정황증거만 갖고 있다"고 말해 이번 인사의 실제 책임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13인 모임' 소속 의원중에서도 이날 성명의 내용과 행동방식에 공감하지 않는 의원들이 있고, 바른정치모임의 정동영 천정배 정동채 정세균 신기남 추미애 김민석 의원 등 재선들과 이강래 송영길 임종석 허운나 의원 등 초선들이 모두 행동을 같이 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반란을 계기로 민주당은 또한차례 심각한 당내 갈등과 홍역에 빠져들게 됐으며, 향후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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