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봉사 일단 한번 시작해보자

박태옥(46·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청구아파트)씨는 고3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다. 고3 아이들을 둔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대학진학 문제가 이 집의 가장 큰 이슈. 그러나 박씨는 요즘 공부하는 아들에게 좀 소홀했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대구에서 열린 JCI 아·태대회에서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를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대구컨벤션센터 개관 때도 활동했고 월드컵 지원반에도 등록했으니 대구서 열리는 국제행사에는 단골인 셈. 이번 JCI대회에도 영남대 평생교육원 일본어 강좌 교육생 20여명과 자원봉사를 했다.

박씨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 미묘한 시기에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왔던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고 돌아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박씨처럼 살림을 하다 자원봉사에 눈을 돌리는 주부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자원봉사를 마음에 두고 있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몰라 망설여지는 게 사실. '나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그치는 아줌마들이 대부분이다. 자원봉사를 너무 크고 거창하게 생각하기 때문. 좀더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시간여유가 있을 때 시작할 거라고 미루는 탓도 크다. 대구시 종합자원봉사센터 최유미(30·사회복지사) 대리는 가까운 동네 경로당, 복지관, 각종 시설단체를 찾아 일단 시작부터 해볼 것을 권한다. "시작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면 시간이 없어 못할 정도로 자원봉사거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 분야와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이든 한달에 한번이든 정기적인 봉사활동이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습니다" 이·미용이나 통역 등 자기가 가진 기술을 이용한다면 금상첨화. 최씨는 이런 구체적인 계획없이 시작했다 바로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자원봉사 교육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구시 종합자원봉사센터(053-652-8075)나 각종 사회복지관에서 교육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원봉사는 누구나, 언제라도,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다. 남에게서 얻은 지식과 경험, 사랑을 나눠주고 그보다 몇 배 더 크게 돌아오는 나눔의 기쁨을 맛보려는 마음가짐이 섰다면 지금 바로 실천해 보자.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