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한국체육계를 대표하며 세계 올림픽무대에서 거물인사로 군림해 온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은 IOC 위원장 선거에서의 낙선으로 향후 국내외 스포츠계에서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 71년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후 86년 1OC위원으로 선출돼 국제무대로 영역을 넓혔다. 93년에는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에 올라 국내 스포츠계를 총괄해 왔다.
현재 김운용 회장이 이끌고 있는 주요 스포츠 관련 직책은 모두 6개.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IOC 집행위원,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회장, 2002년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 세계태권도연맹(WTF) 회장 등 굵직 굵직한 자리를 맡고 있다. 또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계에서의 자신의 운명을 건다는 각오로 출마했던 이번 IOC 위원장선거에서의 패배는 철옹성처럼 단단했던 김 회장의 아성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 회장은 이번 IOC 총회를 끝으로 집행위원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평의원으로 떨어져 IOC 핵심에서 밀려나게 됐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지난 21년동안 국제올림픽을 이끌었으며 앞으로도 일정한 지분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는 사마란치 전 위원장에게 반기를 든 만큼 그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IOC 위원장에 오른 로게와 추종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난 15년간 IOC에서 사마란치 위원장과 손발을 맞춰 활동하면서 부위원장, 집행위원, 라디오·TV 분과위원장, 92·96올림픽 조정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김 회장이 앞으로 이같은 중책을 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국내에서도 도전이 만만찮을 조짐이다. 국제적인 역량을 배경으로 지난 93년 체육회장에 오른 김 회장은 97년과 올 초 만장일치로 재신임됐으나 체육계 내부에는 그의 '장기집권'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반대세력도 적지않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김 회장이 앞으로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는데 더욱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면서 "명예로운 은퇴도 진지하게 염두에 둬야할 시기"라고 말했다.또 다른 인사는 IOC위원과 대한체육회장,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스포츠의 3대 포스트를 독차지하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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