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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책연구소마저 재갈 물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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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국책연구소에 연구결과를 언론에 보도하거나 기고할땐 관계부처와 협의후에 하라고 지시한 일종의 '보도지침'이 물의를 빚고 있다.

한마디로 이같은 '지침'이 사실이라면 행정의 폐쇄성은 물론 이 정부의 도덕성마저 의심받게 되는 비민주적인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정책이나 행정 등 국정전반에 걸친 '국민감사청구권'까지 법으로 보장된 나라에서 어찌해서 이같은 전근대적이고 폐쇄성이 짙은 지시를 내릴 수 있는지그야말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러고도 우리가 '민주정치'를 지향해 나간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사실은 한나라당 김무겸 의원이 최근 국무조정실 산하 인문사회연구회가 제출한 제9차(4월26일)경영협의회회의록에서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물론 국무총리실은 "보도지침을 내려보낸 적은 없고 다만 경영협의회 토론과정에서 국책연구소장들 사이에 나온 여러 의견중 하나일뿐"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국책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보도했거나 기고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연구원이 실제 있었고 심지어 '공적자금관련보고서'파문으로 그 연구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연구소를 그만둔 사례를 비롯, 유사한 행태를 우리는 여러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부연하면 지난 1월 조세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공적자금보고서'를 작성했으나 정부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이유로5개월째 배포금지조치 되자 끝내 그 연구원은 사표를 제출하고 떠났다. 또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연금제도의 허점과 위기상황'이란 논문을 자체 월간지 6월호에 게재한 후 발행직전 인쇄금지조치를 당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은 한미동맹, 병무비리, 대북정책 등의 문제점을 분석한 '국방환경과 주요현안'이란비공개보고서가 보도되자 국방부가 유출경위조사와 조사원 문책을 시도했던 적도 있었다.

국책연구소가 뭔가. 이 나라 주요현안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그 대비책을 정부가 수립하라고 설립한 기관이다.그러면 그들에게 학문의 자유가 보장돼야만 솔직한 보고서가 나올 수 있고 그 보고서를 토대로 정부는 진솔한 대책을 세울 때 '나라건강'이 보장된다.그걸 원천봉쇄하겠다는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 문민정부때 이들 연구소의 건의를 묵살했다가 결국 환란을 자초한 그 재판(再版)이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국책연구소를 고무·격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재갈을 물리겠다는 이런 발상을 하다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역사를 거꾸로돌려놓는 일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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