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 교실 수능충격 '대혼란'

수능시험은 끝났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충격은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이다. 그러나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나만 못 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아니 전국 대부분 수험생이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두고 망연자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수능시험은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것이지만 대학 입시는 다른 수험생과의 경쟁이다. 모두가 못 치렀다면 누가 먼저 자신감을 갖고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마지막에 웃는 자가 결정된다. 대구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찬찬히 보면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보고 그에 맞춰 다가올 입시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의고사에 비해 얼마나 못 쳤을까 = 점수대별 누적 수험생 숫자 표를 보자. 조사된 인원은 인문계 1만1천375명, 자연 9천212명, 예체능계 2천302명 등 2만2천889명.

표에 나와 있는 점수 옆에 있는 누적 인원수를 찾으면 그것이 계열에서의 내 석차이다. 가령 300점을 맞은 자연계 수험생은 대구 자연계 수험생 9천여명 중 2천100등 정도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표에 있는 응시 숫자와 내 위치를 비교해 다른 수험생에 비해 이번 시험을 잘 쳤는지 못 쳤는지 판단해볼 수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몇 점일까 = 2001년­2002년 점수 조견표를 보자. 올해 내 점수를 2002학년도 점수에서 찾았다면, 그 왼쪽에 있는 점수가 작년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인문계에서 310점을 맞은 학생이라면 작년에는 375점 정도 나왔을 것이라는 뜻. 자연계 330점인 학생은 작년으로 따지면 385점 수준이다. 작년 점수와는 엄청난 차이가 나므로 올해 점수가 못 나왔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작년 점수를 확인해 보고 그 점수대에 있던 선배가 갔던 대학.학과에는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

◇전국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일까 = 올해는 수능 성적이 발표돼도 점수대별 누적 숫자를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전국 수험생 가운데 내 위치를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 제시된 표들을 작년 수능 결과와 비교해 보면 대강의 내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작년 수능시험 결과표인데, 이는 대부분 고교에 보관돼 있으므로 선생님께 부탁하면 될 것이다. 조금 수고를 한다면 입시 전문기관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구할 수 있다.

자료를 구했다면 올해 내 점수가 작년에 몇 점 정도였는지 위와 같이 비교해 보고 그 점수대에 누적 인원이 얼마나 돼 있는지 찾으면 된다. 이와 같이 하면 인문계 360점을 받은 수험생은 작년 393점 수준으로 전국 누적 인원은 3천29명이었다. 자연계 330점이라면 작년 380점으로 전국 누적 인원은 2만4천130명이었다.

◇어느 대학에 지원 가능할까 = 우선 일신학원에서 발표한 지원 기준표(본지 8일자 23면 보도)를 참고하자. 그러나 8일 대구 수험생들이 가채점 결과에 비춰 보면 일신학원 것은 점수대별로 5~10점까지 높게 잡힌 것으로 나타난다. 표본 숫자가 1천500명인 탓도 있지만 고3생보다 수준이 높은 재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한 탓도 크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작년 입시 때 입시 전문기관들이 발표한 지원 기준표를 인터넷 등에서 구해 작년 점수로 추정해보는 것이 있다. 번거로운 일이긴 하지만 수능 점수가 널뛰기를 하고 신뢰할 만한 자료가 나오기 힘든 현재로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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