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홍순영 통일부 장관이 제6차 장관급회담에서 보여준 태도를 문제삼고 나섬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북측은 작년 11월에도 장충식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아 강력하게 비난해 결국 장 전총재의 중도하차를 유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에는 북측의 장 총재 비난에도 불구하고 장 총재가 일본 방문을 이유로 자리를 비운 뒤 제2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행사를 일정대로 추진했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전반적인 냉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사정이 달라 보인다. 우선 홍 장관의 다른 문제가 아닌 회담 행태를 꼬집으면서 "남측 수석대표라는 사람이 앞으로 우리의 대화상대가 되겠는가 하는 문제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혀 대화 상대로서 근본적인 불신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장관급회담이 작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의 경색국면과 꼬인 부분을 푸는 중심 협의체로 역할해 왔다는 점에서 홍 장관에 대한 북측의 비난을 달랠 별다른 채널이 없다는 것이 커다란 문제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보여준 홍 장관의 모습에 대해 야당인 한나라당은 물론 상당수 보수층 인사들이 지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회담 대표단에 대해 "북한의 무도한 태도에 대해 예전과 달리 단호한 입장을 취한 대표단의 노고에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또 회담이 결렬된 뒤 통일부 장관실로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결국 남북 양측은 제6차 장관급회담을 통해 현안 해결에 대한 인식차이를 더욱 근본적으로 표출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대표단으로서는 회담결렬의 책임을 회피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 구실로 홍 수석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볼수 있다"며 "남북 양측에 대화수요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냉각기를 거치면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 월드컵 개최 등 정치일정과 세계적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냉각기가 예상외로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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