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극단거리패 '시골선비 조남명' 순회공연 26일 창녕서

최근 막내린 2001 서울공연예술제에서 대상 및 연출상(이윤택), 남자연기상(조영진), 음악상(김광룡 이태원)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연희단거리패의 '시골선비 조남명'(이윤택 작.연출)이 26일 오후 4시와 29일 오후7시40분 창녕 문화체육관 및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수상기념 지역순회공연에 나선다.

지난 8월 산청군 선비문화축제에서 야외극으로 선보여 큰 반응을 얻은 뒤 서울 공연예술제를 위해 실내극으로 재구성된 이 작품은 창녕, 진주에 이어 겨울부터 내년까지 통영 남해 거제 하동 김해 합천으로 이어지는 지역순회 공연, 내년 4월로 예정되는 서울 앵콜 공연, 그리고 내년 9월 프랑스 파리축제 참가를 추진 중이다.이 작품은 그간 '전통의 동시대적 수용'이란 연극적 명제를 일관되게 추구해온 연희단거리패의 2001년 신작이며, 극작가이자 연출가 이윤택에게는 '문제적 인간 연산' (94년)에 이은 두 번째 역사극.

친.인척과 주위 척신들에 의해 왕권이 흔들리고 거듭되는 당쟁과 사화로 정치적 혼돈이 극에 달했던 이조 중기 명종조, '왕후는 궁정의 한 과부에 불과하고 임금은 고아일 뿐'이란 상소문을 올린 재야 선비 남명 조식의 의식과 삶의 태도를 밝혀 내면서 한국 전통지식인이었던 '선비(Learned man)'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이 이 연극의 주제다.

이윤택씨는 "450여년전에 목숨을 걸고 발언했던 한 선비의 상소문을 지금 이곳 우리의 발언으로 되살려 정치적 혼돈과 인문적 지식인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이곳 우리사회에서 한국적 지식인의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의도도 담았다"고 했다.이 작품은 또 우리의 전통공연양식 중 아직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던 선비문화양식을 재창조해내는 최초의 작업으로 평가되고도 있다. 지금까지 전통과 창조란 연극적 탐색은 주로 판소리, 탈춤, 굿, 민요 등 기층민중 연희양식을 다루어 왔지만 이 작품은 우리의 전통지식인이었던 선비문화가 창출했던 소리양식(시조, 영가)과 풍류도의 중심을 이루었던 몸짓양식(양반춤, 택견)을 한국연극의 새로운 공연양식으로 재창조 해 냈기 때문이다. 순회공연 신청 문의=055)355-2308, 1320.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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