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향토음식 육성 아쉽다

뉴라운드의 출범으로 국가간 경쟁은 본격적으로 가속화되고 산업간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의 압력은 심화될 전망이다. 뉴라운드 출범으로 국내총생산이 3.43% 증가되고 약 23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되지만 농업분야는 생산측면에서 2.93% 감소와 교역에서 약 7억달러의 적자가 전망된다고 한다.

개방화로 가는 국제 무역환경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진다. 이제 분야별로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농업의 국제경쟁력은 가격이나 품질, 위생, 소비자 기호등 여러 가지이나 가격에서 우리는 국제 경쟁력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따라서 가격 이외 분야에서 경쟁력의 요인을 찾아내야 한다. 그 방안의 하나로 식품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1차 농산물을 가공, 지역특성에 알맞은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부가가치를높여야 한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고급음식으로 외국인 기호에도 부합되도록 우리 식품을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도 식품산업의 본격육성을 위해 전통식품이나 식품가공산업에 대해 각종 자금지원과 아울러 국내외 식품판촉전 개최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지원에도 불구, 지역특성을 살리고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상품성 있는 식품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대구와 경북 경우도 같다. 얼마전 대구시내에서 유명하다는 한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같이 자리한 직원들이 차린 음식은 여러가지지만 맛이나 특색도 별로 없는데다 값은 다른 지역보다도 비싸다고 투덜됐다. 그래도 고향인지라 자랑했지만 안타까웠다.

최근 전국의 전통식품중 부류별로 최고 5가지를 뽑는 '전통식품 베스트5'선발대회에서도 영예의 대상은 경기도가 추천한 백세주가 차지했다·경북은 음료와 다류에서 몇가지 제품이 선발돼 겨우 체면유지에 그쳤다.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문화와 전통이 잘 보전돼 음식문화도 발달한 것으로 생각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흔히들 경북지역 음식은 먹을 만한게 없다고 한다. 지리적으로도 농산물의생산 여건이 열악, 음식원료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는 점도 그 이유이다.

음식의 맛과 형태에 있어서도 양념이 많고 맵고 짜며 검소하고 소박하다. 콩 중심의 장류나 떡, 한과류, 부치기 등이 주류를 이뤄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식품이 별로 없다. 대구·경북에 출장이나 관광을 오되 식사는 다른 데서 하는 경우도 있다.

빨리 지역특색에 알맞은 향토 음식문화를 개발하고 전국의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 향토 음식전을 개최하고, 향토식품 거리를 조성하며, 지역농업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축제 행사를 개최하여 향토의 식품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다. 아무리 볼거리 많고 좋아도 먹을 거리가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별로 볼게 없다는 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다시 한번 향토음식문화의 보전과발전, 그리고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