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박수소리

맞 부딪혀야 나는 손뼉 소리, 박수소리. 대구시민들은 유난히도 이 소리에 인색하다. 경상도 사람들의 유일한 매력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과묵함과 인내심이 더 이상 미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찬사와 격려, 수고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행해지는 바디 랭귀지는 자기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좋은 수단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중인 섬유패션 육성산업에 대해 이제 시민들도 어지간히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사업의 중심에 패션 산업의 활성화가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패션쇼만 해도 일년에 최소 5회. 여기에다 개인전시회나 행사를 포함한다면 10여 회 이상에 이른다.

패션쇼를 위해 디자이너들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이 무대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과 컬러가 탄생한다. 물론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MD , 패턴사 , 봉재사 등 수 십명의 전문가 조직이 머리를 맞대야 가능하다.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미지와 유행을 창작해 나가기 위하여 혼신을 다하며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또 디자인한다. 또한 그것은 일련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무대를 통하여 시민과 관객에게 알리게 된다. 마지막 피날레에 화려하게 등장하여 무대 인사를 할 때 디자이너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패션쇼를 끝낸 디자이너들이 모두 느낀다는 '안도의 한숨'과 '공허함'. 노력의 결과에 대한 찬사와 격려의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관객의 박수소리보다 나은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찬사와 격려를 위한 박수가 지나칠 정도로 자제되거나 억제되고 있다.패션 문화의 활성화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지역 문화계에서 노력하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 해외 뉴스의 패션쇼와 컬렉션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립 박수는 아니어도 좋다. 한 분야의 문화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위한 작지만 큰 표현이 필요하다. 문화의 발전은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 속에서 커가며 싹튼다. 이제부터라도 패션쇼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에서 박수에 인색하지 않은 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최태용(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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