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포장된 이야기로 넘쳐난다. 그러나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들이 더 많다. 성공보다 실패에 주목한 프로그램이 바로 '실패열전 장밋빛 인생'(KBS2 금 오후 8시20분)이다.
실패한 사람들의 인생역정을 통해 실패하지 않는 방법과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9일 첫 방송된 이후 찬반의 논란이 뜨겁다. 실패 경험담이 소개되면 1억여원 상당의 창업기반을 지원해 준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치부를 돈과 맞바꾸었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비친 것이다. 그러나 연이은 실패로 재기의 힘마저 잃어버린사람들의 실패이야기는 타산지석의 교훈을 준다.이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유명인과 일반인의 두 가지 사연으로 구성되었다.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필리핀에서 거지생활을 한 코미디언 황기순, 패션계에서 인정받다가 부도로 좌절한 디자이너 김정아씨의 이야기가 1, 2회때 소개되었는데, 그들은 시청자들에게 공개적인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3회부터 일반인들의 사연만 소개되었고, 4회때 '사가모'(사랑의 가게를 만들어주는 모임)의 창업지원방식도 바뀌었다.
지난달 30일 방영된 4회 최영철(본명 유재성)씨 사연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감동적었다. 혼혈아로 태어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유년기를 보낸 유재성은 최영철을 만나 그 죄까지 뒤집어쓴 채, 바뀐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다. 고아원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서각으로 새 삶의 기회를 갖는가 싶더니, 빚까지 얻어 만든 스탠드를 주문한호텔에서 취소하는 바람에 망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장소섭외, 내부장식, 가게홍보 등을 무료로 도와주는 '사가모'에서 단 1명만 지원을 약속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를 들었다. 시청자게시판에는 "뼛속까지 실패의 쓴 맛을 본 사람을 세워놓고 무안을 주다니, 기획의도가 무엇이냐"는 항의가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허술한 몇 마디 제언보다 실패에 대한 상세하고 전문적인 컨설팅과 성의있는 대안제시를 '실패열전 장밋빛 인생'에 바라고 있다.
미디어모니터회 류순희 soon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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