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동물 짝짓기'비디오 김정일이 제작 지시

북한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동물 짝짓기 비디오는 자본주의사회를 겨냥한 수출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외교관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성이 개방된 서방 자본주의 나라를 상대로 동물 짝짓기를 담은 비디오를 수출하면 돈벌이가 될 것"이라는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지시에 따라 지난 80년대초 이같은 비디오 제작에 들어갔다.촬영은 주로 북한 중앙동물원과 아프리카지역의 자연동물원에서 이뤄졌고 짐승으로부터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동물의 신기한 짝짓기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고 이 비디오를 본 이들은 전했다.

또 제작진을 만난 적이 있는 탈북외교관은 "생생한 장면을 찍기 위해 며칠밤을 꼬박 세우는가 하면 차디찬 물속에 수십번 잠수를 하는 등 제작진이 숱한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은 공로가 인정돼 일부 카메라맨은 '공훈예술가' 칭호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84년께 약 30부작의 동물짝짓기 비디오를 완성, 일부 북한대표부에 보내 외교관들로 하여금 판매토록 하는 등 은밀하게 서방에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이후에도비디오 제작을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8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열린 영화제에 이 비디오를 출품시키기 위해 과학영화촬영소 제작진과 영화수출입상사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당시 이 대표단은 현지에서상당한 양을 판매했다고 탈북 외교관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 비디오가 북한 TV에 방영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비디오 원본이 그대로 방영된 것이 아니고 짝짓기 장면이 일부 삭제돼 방영되는 것을 중앙TV를 통해 수차례봤다"고 한 탈북 외교관은 말했다.

특히 조선중앙방송위원회에서 2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북한이 80년대부터 동물 짝짓기 비디오를 다른나라에 팔아 돈벌이를 해왔지만 북한의 공중파TV에서는삭제 편집해 방영했을 뿐 그대로 내보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이 탈북자는 "북한주민들은 영화에 나오는 키스장면을 보고도 신기해 할 정도로 보수적"이라면서 "북한당국이 이같은 주민들에게 동물 짝짓기 장면을 그대로 보여 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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