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대낮 은행서 총쏘고 돈 털다니

대구 민생치안에 구멍이 뚫렸다. 연말·연시를 맞아 살인·은행강도 등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어도 경찰의 수사력은 겉도는 것 같아 다시한번 실망할 수밖에 없다. 대낮에 엽총을 들고 은행에 침입해 현금 1억2천600만원을 강탈해간 사건이 발생한지 하루가 지나도 뚜렷한 용의자도 수배하지 못할 정도라면 우리는 할말을 잊게 된다.

경찰의 대응력부재를 또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11일 발생한 대낮 은행털이 범인들이 훔친차를 타고 대구시내를 빠져 나가도 제지한번 없었다면 경찰의 검문·검색 등 강력범죄에 대한 무능력을 다시한번 증명한 꼴이 아닌가. 범인들이 차에 불지르고 하는 동안 경찰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달들어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강력사건은 강도사건 4건, 총포상 주인 살해사건 등 5건이다. 이중 해결된 사건은 1건 뿐이며 4건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번에 발생한 대낮 은행 강도사건도 현재 탐문수사 수준을 넘지 못해 수사 장기화가 염려스럽다.

방범은 경찰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신고, 방범의식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은행자체의 경비에도 허점이 있다고 한다. 하루 10억원정도의 돈이 오가는 대형점포인데도 사설경비원이 한명 뿐이었고 사고당시 적절한 대응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모든 방범책무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빈번한 강력사건의 발생은 경찰의 근무자세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강이 해이해지면 민생치안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5일부터 연말까지 경찰의 방범활동강화기간인데도 경비활동은 달리 변화가 없었다면 금융기관 등에 대한 순찰과 경비의 소홀로 볼 수밖에 없다.

세밑치안이 이래서는 안된다. '경찰은 3분거리에 있다'는 슬로건이 무색해지면 국민은 불안하다. 금융기관 등에 대한 경비인력배치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거듭 당부하건대 실행이 있는 경찰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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