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곡시가수매 물량 못채워

농협이 13일부터 영주·봉화지역에서 정부수매분을 제외한 추곡 400만섬을 1포당(40kg 1등품 기준) 5만3천240원에 시가수매하고 있으나 배정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영주의 영주농협 등 8개 농협은 11만8천750포가 배정됐으나 농가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10만181포에 불과해 1만8천569포가 모자랐다.

평은(6천971포), 안정(1만6천373포), 순흥(7천258포) 농협은 배정물량을 모두 수매키로 했지만 영주농협과 산하 이산·문수·장수지점 1만2천690포, 봉현 1천709포, 풍기 1천703포 등의 1만8천569포는 채우지 못할 형편이다. 반면 9천667포가 배정된 부석농협은 농가 희망물량(1만3천포)이 초과돼 농가가 3천333포를 추가수매해 줄 것을 요구해 대조를 보였다.

6만7천660포가 배정된 봉화지역도 영농회별로 시가수매 신청물량을 받은 결과, 배정량의 71.6%인 4만8천417포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천100포가 배정된 소천면의 경우 25.2%인 280포만 신청했다.

이처럼 각 농협의 시가수매가 당초 기대치보다 크게 낮아 농협마다 잔여물량 채우기로 골머리를 앓지만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헌동(43·영주 단산면)·권오규(40·영주 감곡리)·강덕희(42·영주 사천리)씨 등 농민들은 "추수후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일부 벼를 정미소에 보관중이나 농협시가수매 발표가 늦어지면서 운반문제 등으로 소량만 신청했다"며 "쌀값 하락의 불안심리와 농자금 상환 등으로 농민들이 시가수매전 상당량의 벼를 가공하거나 이미 판매해 물량이 없는 농가도 많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봉화군지부 고명진 과장은 "농민들이 시가수매 뒤 산지가격 인상을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 배정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협 영주시지부 김대옥 과장은 "배정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면 수매 뒤 다른 시·군으로 배정하는 등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영주농민회에서는 "농협 추곡 시가수매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쌀값하락을 부추키므로 정부수매 2등급 수준으로 수매하거나 수매차액을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에서 보전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영주·봉화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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