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중진.신인들의 전시회가 풍성하게 열린 한해였다. 그중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일부 화랑 등에서 주최한 대형 기획전이 호평을 받으면서 관객 동원에 성공한 것이 특기할만 하다.
장미진 김혜경 김태수 이성수씨 예술마당 솔 등 미술계 인사와 단체들은 나름의 시각으로 올해 전시회 '베스트 5'를 선정했다.
▲장미진(미술평론가.대구대 겸임교수)='대산포럼 신인작가초대전'(6, 7월.시공갤러리), TAC그룹의 '부산.대구현대미술교류전'(8월.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의 '현대인의 초상-일상전'(8월.스페이스129), 대구문화예술회관의 '2001년 청년작가 초대전(6, 7월)'은 청년작가들의 문제의식과 다양한 매체실험을 보여준 참신한 기획전으로 평가했다. 또 '2001 대구현대미술, 오늘을 넘어서 전'(10월)은 30명의 지역 작가를 선정, 현대미술의 문제의식을 들여다 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김혜경(경북대 강사.전 아문아트센터 큐레이터)=프로젝트그룹 낫(nat)의 '종이인형놀이전'(11월.스페이스129)은 아이들의 인형 놀이를 통해 현대미술에 재미를 더해준 전시회였다. '2001 대구현대미술, 오늘을 넘어서 전', '대산포럼 신인작가초대전'은 지역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양성철 사진전'(9월.시공갤러리) '오병욱 개인전'(5월.공산갤러리)은 지역 작가로서 수준높은 작품을 내놓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그는 "신인.중진 작가들의 뛰어난 전시회가 상당수 눈에 띄었지만, 이우환 전(11월.시공갤러리), 화랑의 일부 초대전 등 기대밖의 전시회도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태수(맥향화랑 대표)='2001 대구현대미술, 오늘을 넘어서 전', TAC그룹의 '부산.대구현대미술교류전'은 대형 기획전으로 볼거리를 줬다는 점에서, '백남준 전'(12월.신라갤러리) '박대성 개인전'(4월.아문아트센터)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지역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문형 개인전'(7월.시공갤러리)은 철망으로 작업하는 신인작가의 참신한 전시회로 평가했다.
▲김성수(대구고금미술연구회 회장.법무사)='제13회 고금미술선정작가 도성욱 개인전'(11월.대백프라자 갤러리)은 신인작가의 등용문이라는 점에서, '조홍근 개인전'(12월.우봉미술전시관)은 작가의 완숙한 기량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꼽았다. 그는 여러차례 '비전문가의 판단'이라는 전제를 하면서도 '아마추어 화가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양수 개인전'(6월.대구미술광장)은 영남 이공대 교수로 재직한 아마추어 작가의 두번째 전시회였으며 '최경숙 개인전'(11월.원미갤러리)은 60넘은 나이에 미술공부를 시작, 70세의 나이에 작가의 데뷔 무대임을 들었다.
▲예술마당 솔='운보 김기창 작품전'(2월.동원화랑) '이왈종 개인전'(9월.송아당화랑)은 뛰어난 작가의 작품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보기드문 전시회였다. '양호규 추모전'(9월.예술마당 솔) '주재환 개인전'(4월.예술마당 솔)은 민중미술과 예술성의 절묘한 배합이라는 점에서, '김호득 개인전'(3월.시공갤러리)은 수묵의 현대적인 해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김호득 개인전은 '수묵(水墨)설치'라는 신조어 탄생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
올 3월 시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중견작가 김호득(51.영남대 교수)씨는 한지에 먹을 먹여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려 놓고, 바닥에 한지 몇장을 뭉쳐 던져놓았다. 이를 두고 미술평론가 장미진(51)씨는 "처음으로 수묵을 통해 공간 확장을 시도한 작품"이라면서 '수묵 설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일부 화가들은 "한지와 먹(한국화)은 태생적으로 평면적 성격을 띠고 있는데도, 설치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라고 회의적인 태도를 나타냈고, 장미진씨는 "설치란 양식의 개념이 아니라 공간 점유의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기타=베스트5에 들지는 않았지만 이창희 웹아트(Web @rt)전(5월.스페이스-콩코드 개관전), 이영식 개인전(10월.맥향화랑) 곽인식 전시회(10월.신라갤러리) 이수동 개인전(11월.송아당 화랑) 등도 볼만한 전시회로 꼽혔다.
또 사진작가 노현혜씨가 '누드모델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얼굴 모델들의 반발로 전시회를 취소한 후 피소돼 구속된 것과, 작가 최주영(12월.아문아트센터)씨가 인터넷의 포르노 사진을 작품으로 이용, '만 19세미만 관람불가'의 기록을 세운 것도 주목받은 사건이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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