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보건대학-임상병리과 김보경양

대구보건대학 보건계열 학과는 웬만한 4년제 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높다. 임상병리과 1학년인 김보경양도 비슷한 성적의 친구들이 4년제로 진학할 때 주저없이 대구보건대를 선택했다. 그렇다해도 아직은 학벌을 따지는 사회. 4년제 대학 졸업장 대신 전문대에 진학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을까?

"오히려 제 선택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4년제에 진학한 고교 동창생들을 종종 만나거든요. 친구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해요. 뭘 배우는지도 모르겠고, 졸업해도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후회하죠. 저는 보건 공무원이 꿈이예요. 3년제 학과니까 2년 뒤에 졸업하면 반드시 제 꿈을 이룰겁니다".

김양은 딸 셋 중 막내. 두 언니 모두 대구보건대를 졸업했다. 큰 언니는 방사선과, 작은 언니는 산업디자인과. 둘 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했다고 했다.

"우리 대학하면 떠오르는 문구가 '365일 공부하는 대학'이잖아요? 저는 솔직히 광고만 그럴 듯하고 실제로는 안 그런 줄 알았어요. 언니들 얘기도 듣고, 진학해서 공부해보니까 정말이더군요. 주말이나 야간, 심지어 방학 때도 강의를 합니다. 물론 희망자만 하는 것이지만, 보충공부를 안하면 뒤쳐지니까 거의 다 참여하죠".

김양은 이번 겨울방학 동안 2학기 수업에서 뒤처졌던 세균학을 새로 배울 계획이라고 했다.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다보니 오후 5시 이후 개설 과목을 찾고 있다는 것. 전문대지만 웬만한 4년제 이상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고 김양은 말했다.

'365일 공부하는 대학'은 1998년부터 교육부 지원 아래 추진돼 온 이 대학의 중점 교육프로그램. 정규과정인 '퍼스트 스쿨'(First School)을 포함해 방학 중 과정 '세컨드 스쿨'(Second School), 주말 및 휴일과정 '써드 스쿨'(Third School) 등 3개 스쿨이 개설돼 학생들은 원하는 강좌를연중 언제나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우리 대학의 또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이라는 것입니다. 봉사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해주고 있죠. 저같은 보건계열 학생은 의료 자원봉사, 다른 학과생은 환경 자원봉사로 학점을 받습니다. 2년제 학과 20시간, 3년제 학과 28시간 자원봉사를 해야 졸업할 수 있죠. 저는1학년이어서 의료봉사는 못하고 대신 헌혈축제에 참여했죠. 학점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게 그렇게 뿌듯할 수 없더군요".방학이 시작됐지만 여느 전문대와 달리 이곳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교수들의 고생이 심하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옆에 있던 배기효 기획실장은 "교수들이 고생하는 만큼 학생들이 졸업할 때 편해진다"고 답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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