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에서 고전을 출제하는 취지는 동서양의 명저들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비판적 안목으로 재해석하는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다. 한 마디로, 과거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는 것이다.
때문에 고전에 해당하는 도서를 암기식으로 읽고 문제 해결 방안을 준비하는 일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오히려 선입견을 갖고 문제를 대하게 해 기계적인 답안을 작성하는 오류를 범하게 할 뿐이다.
고전은 당대의 사회적 조건과 문화적 상황에 결부된 문제 의식의 소산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도 동서양의 명저들로 주목받게 되는 까닭은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보편적인 해결책을 암시함으로써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인간.사회.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전을 텍스트로 해 출제된 문제는 수험생으로 하여금 시대를 거슬러 보편적으로 인간을 이해하도록 하는 고차원적 독해 능력과 아울러 고전 제시문을 현재의 사회적 조건과 결부시켜 사고하는 복합적인 사고능력을 갖도록 요구한다.
고전을 예시한 논술 문제는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는 능력을 학생들에게 선결 과제로 요구하며,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이해를 통해 다시금 수험생 개개인이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보이도록 한다. 이런 면에서 고전 중심 논술 문제는 고차원적 사고를 지향하는 대학의 출제 취지에 상당히 부합하는 문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고전 자체에 대한 준비보다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이해와 체계적인 세계관, 합당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가치 판단 능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다차원적으로 성숙된 사고 체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고전을 포함한 명저들을 다양하게 읽되 그러한 텍스트의 주제와 문제 의식을 비판없이 무조건 '따라가며' 읽을 것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사회와 인간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조명해 '따져가며'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 대학이 표방하고 있는 학문 정신으로서의 아카데미즘란 바로 이와 같은 비판적 글읽기와 정확한 문제 인식, 창조적 문제 해결능력을 가리킨다는 점을 명심하며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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