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경제에서 문화가 경쟁력이라고 한다.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에 이어CT(Culture Technology)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자국 영화가할리우드 영화를 능가하는 기현상(?)이나 중국과 동남아에 부는 한류 열풍 등은 문화산업의 잠재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요인들은 비즈니스 풍토의 조성 등을 통해서도 특정 지역의 산업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세계적인 첨단산업 밀접 지역들은 나름대로의 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독특한 비즈니스 양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문화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 사실 문화적 특성이란 장점과 단점의 양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모방하기 힘든 산업 경쟁력으로 승화된 문화적 특성이란 장점의 측면들이 적절히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한국인의 조급성이나 주어진 목표에 대한 저돌성은 때로는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기술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산업에서는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오늘날 자아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 지역의 문화적 특성들은 잘만하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필자는 14년 전 가족과 함께 이주해 온 타 지역출신으로서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음과 같은 지역특성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보수성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비판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미국이나 서울과 같은 수준의 개방성을 확보하기란매우 어려운 노릇이다.
그럴 바엔 보수성의 장점을 살려나가는 쪽으로 노력하는 것이 차별화의 포인트가 아닐까? 즉 새로운 변화를 거부만 하는 '보수'가 아니라, 원칙과 전통을 지켜나가면서 그것을 새로운 상황에서 다시 조명할 줄 아는 유연성을 가진 '보수'를 살려나가자는 것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원칙의 수립과 실천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둘째, 우직함이다. 소위 '무쇠솥' 같다는 지역정서는 비즈니스에 있어 신뢰 쌓기에 커다란 장점이 있다. 한 번 관계를 가지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고 쉽게 깨뜨리지 않는 문화는 네트워크 시대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한 목표가 주어졌을 때 저돌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 저돌성은 그 동안 정치 분야에서 많이 나타나 왔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으로 승화될 수 있다.
셋째, 가족적 유대감이다. 표현은 무뚝뚝해도 내면의 진심은 따뜻하다. 집단을 중시하고 구성원간 인정을 강조하는 지역정서는 공동체주의를 만들어나가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조직의 응집력과 그것에서 비롯된 창의와 열의는 벤처 비즈니스 성공의 제일 요건이다. 이와 같은 지역의 문화적 장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원칙을 중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신뢰 쌓기를 강조하며 주어진 목표에 대해 저돌적으로 밀고 나간다.
그리고 거두어들인 성과에 대해 정확하고 공정하게 나눌 줄 알고 인간적 유대감을 소중히 여긴다"
이러한 종합적 특징은 벤처산업 뿐만 아니라 전략적 유연성이 강조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에서 뛰어난 경쟁우위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최근 필자의 아내는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하였다. "처음 지역으로 이주해 와서는 시류에 뒤처지고 있다는 열등감에 빠졌으나 지금은오히려 큰 은총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고 그로부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게된 고마움 때문이다.지금은 어줍지 않은 모방보다는 자신의 실체를 돌아보고 거기로부터 차별화 요소를 찾아나갈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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