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을 고르고 나서

책은 그 주인의 내면을 보여준다. 책 깨나 읽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했을 때 책장에 먼저 눈길을 보낸다.

꽂힌 책을 살짝 엿보며 집 주인의 정신세계와 삶의 방식을 짐작해 보는 습관이 있다.책장에 손때가 전혀 묻지 않은 책들이 있다면 그 사람은 취미로 책을 사기는 했으나 책 읽기에는별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될 것이다.

호화장정본의 전집류로 책장을 빼곡히 장식한 사람은 '문화권력'에 대한 동경이나 남에게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세술이나 경영기법 등 실용서적은 그 사람의 직업, 관심 분야 등을 직감하게 한다. 이같은 분류에 독자들께서 반감을 갖고 흥분하실 필요는 없다. 그냥 기자 개인의 느낌과 취향이 그렇다는 얘기이니까.이번 주에는 서예가이면서 시와 문장의 대가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을 다룬 '완당평전'을 크게 소개했다.

또 '헬렌 니어링, 또 다른 삶의 시작'과 '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란 2권의 책을 묶어 비중있게 편집했다. 소비주의에 젖어있는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고 소박한 삶이 왜 중요한지를 독자들과 함께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본인 학자 와다 하루키가 북한을 학문적으로 조명한 '북조선'에도 눈길이 갔다.

북한을 바라볼 때 이데올로기와감정적, 정서적 대립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북한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는 자본주의 경제의 축인 '시장논리'를 해부한다. 세계가 신자유주의적 사고에 함몰됐고 우리들은 시장을 모든 경제적 문제의 '해결사'로 받아 들이려는 요즘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어린이 과학서적 2권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생활에서 느낀 궁금증을 쉽게 풀어주는 '빌 아저씨와 함께 실험해요'와 인도네시아 한 섬의 화산폭발로 인한 생물의 멸종과 새로운 탄생을 그려낸 '생물이 사라진 섬'은 어린이 기초 과학교양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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