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초교 "도둑을 잡아라"

'절도용의자 긴급수배'.

포항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훔친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절도용의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경찰의 수배전단이 올라와 있다.

이 용의자는 지난 9월26일 오후 2시쯤 학교 운동회가 열리고 있던 포항시 대도동 ㄷ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여교사의 책상 서랍속에 있던 현금 250만원과 카드를 훔친 다음 백화점 인출기에서 1천300만원 상당을 빼내 달아났다.

포항교육청 관내 10여개 초등학교가 이같은 도난사고로 10여명의 여교사들이 1천500여만원에서 100여만원까지 모두 3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모두 여교사들이며 도난사고는 9,10월 연쇄적으로 발생했다.범인은 지난 9월 한달 포항지역 4개 학교를 턴 후 한동안 잠잠하다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또다시 흥해와 포항시내 지역 초등학교 5곳을 돌아다니며 여교사들의 서랍과 핸드백을 뒤져 현금과 현금카드를 훔쳐 인출기에서 거액의 돈을 몰래 빼내 갔다.

경찰이 그동안 신고를 받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이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범인은 하루 2개 학교를 터는 대담성을 보이며 유유히 범행을 저질렀다. 범인은 체육시간 등 교실이 비어 있는 때는 물론 여교사가 옆반에서 공동 수업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 교실에 들어가 서랍을 뒤져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금액이 3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은 피해자들이 카드 도난사실을 즉시 알지 못해 신고가 늦어진 때문.

피해가 잇따르면서 초등학교마다 교사들에게 핸드백 등 소지품을 교무실에 맡겨두거나 카드사용시 휴대폰 통보서비스를 사용하도록 당부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경찰이 CCTV에 용의자의 얼굴이 생생하게 나와 있지만 범인을 조속히 잡지 못하는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제3의 범행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여교사는 "경찰이 9월중순 첫 범행신고를 받고도 적극적인 수사를 펴지 않아 피해 학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이라며 도난사고를 소홀히 취급하는 경찰에 화살을 돌렸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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