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인파산자 갈수록 '눈덩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0%가 넘는 260여만명이 신용불량자일 정도로 신용불량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소비자) 파산 신청건수가 사상 최대규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건수는 모두 794명으로 2001년 전체의 신청자 672명을 9개월도 못돼 훌쩍 뛰어넘었다.

개인파산 신청자수는 외환위기 직전이던 지난 97년 첫 신청자가 등장한 이후 98년 350명, 99년 503명, 2000년 329명 등으로 2000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용카드 연체자 등이 급증하면서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어나 연간 규모로는 처음으로 1천명을 돌파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통상 전체 개인파산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서울 지역의 신청건수도 신기록을 세웠다.

서울지법 파산부는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자가 모두 506명으로 전년의 278명보다 82%, 면책건수는 192건으로 전년보다 70%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개인파산 신청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신용불량자가 크게 증가한데다 개인파산제도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지법 파산부 변동걸 수석부장판사는 "개인파산제는 1962년 파산법 제정 당시 도입됐으나 97년에야 첫 신청자가 등장할 만큼 사문화된 제도나 마찬가지였다"면서 "'빚은 갚아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면책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사고방식이 전환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의 가계대출 억제와 카드 사용한도 축소 등의 조치로 채무자들이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향후 20대를 중심으로 한 개인파산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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