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갈대'

허둥대며 살아가는 일상사 속에 우리들은 서로 참모습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들 갈대처럼 흐느끼며 있는 것이다.

겉으로 활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 자기도 모르게 깊이 흐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흐느낌의 정체가 분명하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권기호 (시인)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