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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아도 인심만은 실팍했다.

기껏해야 파전에 떡이 고작이었지만, 돌려 먹고, 나눠 먹고, 받았다고 주고, 줬다고 받고… . 그래서 설은 고향만큼 넉넉하고 풍성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맞는 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심은 예전 같지 않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차례 상. 비닐 랩에 씌여 스치로폼 박스에 싸인 택배 음식들, 설 여행족, 세뱃돈으로 인기 있는 백화점 상품권.

설이면 인스턴트 가게가 더 붐빈다니 아이들에게도 낯선 설이 되어가고 있다.

1950년대 설음식을 나르는 세 자매가 카메라에 잡혔다.

거꾸로 인 교자상에 설음식이 소복이 담겼다.

부침개에, 떡, 과일…. 뜨거운 탕국이라도 한 그릇 담았을까. 큰언니의 걷는 모습이 무척 조심스럽고 의젓하다.

단정히 깎은 단발머리에서 맏딸의 머리를 손질하는 어머니의 정갈한 손길이 보인다.

두 딸에게만 입혀준 한복. 넉넉지 않은 삶. 그래도 하얀 버선에 검정고무신 코가 사뿐하다.

아이들의 폴짝폴짝 발걸음이 경쾌하기 짝이 없다.

"언니야, 세뱃돈 얼마나 받았어?", "얼마 안돼". 큰언니가 끼어 든다.

"너희들은 어른들이 세뱃돈으로 보이지!". "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릴 듯하다.

허름한 동네 풍경, 허름한 모습이지만 음식을 나누는 설 인심만은 넉넉하다.

사진:도봉준

글: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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