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이 울진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에 빗물이 유입됐다는 매일신문 보도(13·14일자 31면 보도)에 대해 공식 시인하는 한편 핵폐기물 임시저장고 관리용역업체인 현대원자력측의 근무일지에는 누수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적혀 있어 일지 고의조작 의혹마저 사고 있다.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는 14일 '제2저장고 방사성 폐기물 저장고 현황'과 '해명자료' 등을 통해 '작년 한해동안 제2저장고에서 모두 3차례의 누수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울진원전측은 "작년 1월 9일과 집중호우가 내린 7월 5일,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휩쓴 8월 30일 등 모두 3차례 누수현상이 발생했으며, 빗물이 저준위 드럼 저장지역인 1층 옥상과 2층 외벽 연결부위 등을 통해 스며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울진원전측은 그러나 "누수량은 약 1천500㎖ 정도의 극히 미미한 양으로 오염되지 않았으며 이것도 모두 수거해 발전소 액체폐기물 처리 계통을 통해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원전측은 또 "작년 1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시공사인 동아건설(주)측에 하자 보수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시공사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간 보수공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 취재팀과 울진군청 진상조사단이 확인한 결과 울진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 관리용역업체인 현대원자력측의 근무일지에는 지난해 단 한차례의 누수도 없었던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그동안 수차례 빗물 유입이 있었고 보수·유지도 임시방편으로 일관했다는 직원들의 제보 및 증언과 정면배치되는 내용이다.
또 울진원전 방사선관리부와 설비부 등이 작년 1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시공사인 동아건설측에 하자보수를 요청한 공문과도 상반된 것이다.
특히 울진원전측이 세차례 누수가 있었다고 스스로 밝힌 작년 1월9일과 7월5일, 8월30일 등의 일지 '누수여부란'에도 '양호'라고 표기돼 있다.
울진원전내 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원전측이 시공사에 하자보수까지 지시한 사항을 관리용역업체가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울진원전측과 용역업체와의 관계는 계약당사자간의 '갑-을'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로 봐야 한다"며 "용역업체가 임의대로 기재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일지의 조작 내지는 허위기재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울진원전측 관계자는 "일지는 통상적 점검사항을 기재하기에 누락될 수도 있으며 또 누락됐다고 해도 별 문제될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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