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고대책반 시청 국장 술취해 유가족에 행패

○...대구시 김돈희 도시건설국장이 만취 상태로 25일 새벽 2시쯤 사고대책본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싸움을 벌여 한 시간 동안 대책본부 업무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는 25일 홈페이지에 '사고대책본부 국장의 술주정'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김 국장이 술에 취해 상황실에서 난동을 부려 밤을 새워 일하던 봉사자와 대책위원들이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소동은 실종자 가족들이 대책본부에 찾아가 "지금 중앙로에서 화재발생 신고가 접수됐는데 뭣하느냐"고 항의하면서 시작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에 김 국장은 "왜 소리를 지르고 소란을 피우느냐"고 고함을 질렀고, 가족들은 "지금이 어느 상황인데 술을 마시고 행패냐"고 음주를 문제삼았다는 것.

양측이 한 시간 동안이나 다투자 사무실은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으나 김 국장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대책본부 유족대책 반장으로 이날 당번 근무 중이었다.

○...수사본부 브리핑 때 기자들이 수십개의 질문을 쏟아붓자 경찰은 25일 브리핑에서는 "오늘부터는 질문을 5개만 받겠다"고 엄포를 놨다가 기자들의 항의를 받고 물러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이미 설명한 사안에 대해 다른 기자가 또 질문하는 일이 되풀이되다보니 그런 '묘안'이 나왔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대구시 공무원 중 일부는 지하철 방화 참사 불똥이 자신의 신변으로 튈까 봐 가슴 졸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경우는 없지만 내사 대상이 된 공무원은 있는 것으로 확인된 후 나타난 현상. 한 공무원은 "워낙 큰 사건이라 혹시 우리 부서도 수사 계획이 있는지 궁금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구지하철공사 앞에는 25일 오후 경찰관 200여명이 긴급 출동해 경비 태세를 갖추는 일이 생겼다.

시민회관에 있던 사망자·실종자 가족들이 항의 방문하기 위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것.

이때문에 취재 자동차까지 십여대 긴급히 달려왔지만 항의단은 오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하철공사는 이날 오전부터 철저한 방문자 신분 확인을 요구해 마찰이 벌어졌다.

한 기자는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경비원과 승강이를 벌였다"며 불쾌해 했으나 한 경비원은 "외부인 출입 때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규정"이라고 되레 비판했다.

공사의 이같은 보안 강화는 기자들의 취재 쇄도 때문으로 풀이됐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25일 오후 8시20분쯤 실종자 가족 대표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지하철공사 사장에게 재확인한 결과 중앙로역 구내 물 청소는 이뤄진 적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현장 바닥의 물은 지하 1·2층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결과이며 지하 3층 플랫폼 물은 소방관들이 불을 끄려 뿌린 것이라는 얘기.

조 시장은 물 청소 파문에 대해 "건물 안전진단 및 보강공사를 위해 지난 22일 지하 1층 벽면을 물걸레로 닦은 것이 오해를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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