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고현장서 나온 시

▨사고현장서 나온 詩

울면서 봄이 가는 것을 본다.

축복은 신의 몫이라지.

불행은 또 누구의 몫으로 남아

긴 갈증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피곤한 발자국을 남기는가?

갑년(甲年)을 바라보는 봄의 한때

처연히 지는 꽃을 보면서

상장처럼 울고 있다.

검은 봄을 본다.

봄은 내면으로 오는 것이지~(판독불능)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승에서의

그리운 이를 떠나보내고

홀로있는 시인에게 눈물의 꽃잎

조차 슬픈 무늬로 확인되어

처절해진다.

모처럼 맞이하는 이 봄도 그에게는

긴 갈증을 드리우노니

검은 봄 이외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슴 저미는 현대의 엘리지다.

(판독불능)

-지하철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종이에 적혀있는 시(詩) . 희생자인지, 생존자의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마치 사고를 예감한 듯한 느낌을 준다.

종이가 물에 젖고 찢어져 절반 정도밖에 읽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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