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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네티즌들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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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슬픔', '피눈물', '분통','망연자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매일신문 인터넷(www.imaeil.com) 게시판을 다녀간 네티즌들의 아이디(ID)들이다.

사건 발생 2주일이 지나고 있지만 네티즌들의 슬픔과 분노는 식지 않고 있다.

사건 직후인 19일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통없는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등 추모의 글들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20일이 지나면서 "철저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대처방식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등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과 사고수습 방식에 대한 비판에 대한 글이 쏟아졌다.

특히 처음에는 방화자 개인에게 쏟아졌던 원망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구조적인 문제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정치적 음모설', '지역감정에 의한 계획된 범죄설', '대구지역의 인과응보설' 등 이번 참사를 희롱하는듯한 일부 몰상식한 네티즌들의 글도 올라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기도 했다.

이런 '못된 글'들에는 분노한 댓글들이 따라붙어 잠시 격론의 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상업성 글도 그냥 보아 넘기지 않았다.

기간 중에 단 두 개의 상업성 글이 올라왔는데 그 때마다 네티즌들은 "이 와중에 이런 글을 올릴 수 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지난해 붉은 악마의 함성, 촛불시위 물결, 새 대통령 당선 등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네티즌들은 이번에는 "잊지말자"는 다짐을 되새기고 있다.

'이성호'라는 네티즌은 "이번만큼은 대구시민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옆에 전문서적을 하나 사서 꼭꼭 짚어가면서 따질 건 따지고 자근자근 세밀히 분석에 분석을 거듭해가면서 책임을 물읍시다"라고 제안한다.

대형 참사를 지날 때 마다 지적되는 망각의 병, 그 독한 병을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힘으로 극복할 가능성을 엿볼수도 있었다.

대구에 산지 7년 됐다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도 아픈 마음을 올렸다.

"정말 무서워서 지하철, 택시, 버스는 물론 길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꺼리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추락하면 어쩌지? 도로에 나갔다가 차에 치이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하면 집에 있는 것조차 무서워집니다.

..(중략)... 지하철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 하늘에서나마 우리 대구를 지켜주십시오!"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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