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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신과 줏대'이렇게 없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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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공이 너무 많아서 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파병문제를 둘러싸고 위험수위를 넘어선 시민단체들의 목소리, 낙선위협에 가슴이 졸아든 국회의원들, 망루에서 이 혼란을 지켜보기만 하는 대책없는 청와대-삼박자가 어우러진 '불협화음'이다.

소신과 줏대가 '눈치'에 패배한 결과이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절차와 법의 테두리안에서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결론을 모으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단체들의 도(度)를 넘은 과격한 자기 주장은 냉정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이 낙천·낙선운동을 '불법'으로 선언했음에도 웃기지 말라는 식이면 법이 왜 있는가. 폭력적이 아닌 방법으로 반대하고, 그 다음엔 국회의 결정을 지켜보는 것이 옳다.

경찰과 충돌하고 피를 흘리고 하는 대결보다는 조용한 촛불시위가 오히려 국민을 감동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터득하고 있다.

명색이 국회의원이란 사람들도 그렇다.

낙선운동에 자라목이 돼서 법안을 두고 도망칠 지경이면 참으로 이기적이다.

유권자가 어디 시민단체 뿐인가. 찬성이든 반대든 소신과 줏대가 없다.

소신없고 줏대없는 사람들이 추진하겠다는 개혁의 결말도 이미 알만하다.

파병입장에 관한한 야당보다 여당이 더 웃긴다.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민주당의 대통령인데 정작 당론은 조기 파병쭭권고적 찬성→자유투표로 완전히 백기(白旗)를 든 꼴이다.

더구나 반대의 주축이 노 대통령을 따르는 신주류인사들이라니 그야말로 대통령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흔들어대는' 모양새 아닌가. 시민단체나 개혁주도 세력에 의해 고무받아야할 노무현 대통령이 오히려 발목잡히는 현상이 너무 일찍 찾아온 것 같아 걱정스럽다.

여론수렴과정을 안거쳤다고 대통령이 비판받고 있긴하나, 대통령은 이미 파병을 결심했고 또 시민단체들이 난리친 덕분에 국회가 충분히 난상토론 했다.

모두 냉정을 좀 찾자. 시민단체들이 반대의사를 밝혔으니 이제 여야 국회는 당론아닌 자유투표로 이 문제를 결론짓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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