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은 총알이다
언제, 방아쇠를 당겨
심장을 관통할지 모른다
유혹의 치명적인 반란
당신은 떨며
방패를 높이 쳐든다
그럴수록 총알은
황금 우레가 지나듯
살 속에
격렬한 파열음을 낼지도 모른다
지금 내 총구는 뜨겁게 달아 있다
김세현 '립스틱, 혹은 총알'중
칼멘 환상곡의 시대적 변용이다.
장미 한 송이 입에 물고 격렬하게 움직이는 스페인 무희의 포즈가 있다.
이 여인은 호세를 찌르던 날카로운 비수 대신 뜨거운 립스틱의 총구를 겨누고 있다.
어쩔 줄 모르는 사나이들 앞에 주체할 수 없는 정열로 해답없는 삶의 파열음을 노리고 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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