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새 수 차례의 교내 성폭력 사태로 홍역을 치르면서 반(反)성폭력 특별 학칙 제정을 추진중인 경북대에서 한 여학생이 교수로부터 학점을 미끼로 성추행이 의심되는 행동을 당했다는 글을 실명으로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아직 사건의 정확한 진상이나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련 여학생이 실명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방학을 맞은 경북대 재학생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글의 주인공은 지난 1학기에 교양과목을 수강한 경북대 법대 행정학과 4학년 김모양. 김양은 지난 26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학우 여러분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ㄷ학과 모 교수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 따르면 최근 성적이 잘못 처리된 것 같아 담당교수에게 찾아갔더니 교수가 "4학년인데도 아직 1학년 같이 예쁘다"며 'A+'로 성적을 올려 줄테니 절대 아무에게 말하지 말라고 여러번 다짐받았다고 김양은 주장했다.
또 교수가 시험지 채점이 끝나면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하면서 김양이 제출한 과제물의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겠다며 자신의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는 것.
김양은 "교수가 옆자리에 앉은 자신의 어깨와 등을 은근슬쩍 만지는 행동을 했다"면서 "평소 수업시간에 농담도 잘하고 학생과 잘 어울리는 쾌활한 성격의 교수라 이상한 쪽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싶어 참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급기야 손을 살짝 잡기도 하고 귀엽다는 듯 양손으로 볼을 만지는 등 정도가 심해져 당황한 김양이 옆으로 피하자 그 교수는 "가까이 오라"고 요구했다는 것.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연구실을 박차고 나오자 다음날 그 교수는 "학생수 계산을 잘못해 성적을 올려줄 수 없다"는 e-메일을 보내왔다고 김양은 밝혔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전 많이 망설였다는 김양은 "교수님이라고 부르기조차 싫다"며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각성, 진정한 교육자로 거듭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여학우들에게 이런 교수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27일 학생들의 항의 글이 홈페이지에 잇따르자 경북대측은 30일 관련 글들이 개인의 신상.명예와 관련된 내용이고, 현재로서 그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양의 글과 학생들의 붙임 글들을 모두 삭제했다.
경북대 이민형 학생처장은 "해당 학과에서 교수회의를 소집, 진상을 조사했지만 담당교수와 학생의 말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며 "본부차원에서 정확한 경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2부.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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