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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창간57주년 특집-축시-저기, 희망이라는 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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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사나운 폭풍우 몰아치고

팔공산 커다란 나뭇가지들 뚝뚝 꺾이는 소리

진흙더미 속에 파묻힌 낙동강변 풀들

일어서기 위해 힘겹게 몸을 뒤척인다

상처입고 찢긴 얼굴로도

풀들은 환하게 웃음 지으며

다시 일어나자고 다시 일어나자고

서로의 아픈 허리를 부축하고 있다

저기, 희망이라는 별 하나

쉰 일곱 해 동안 멀고 험한 길 걸어와

상처 입은 풀들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제 눈물로 만든 희망의 약을 바르고 있다

어둠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저기, 희망이라는 별 하나

가장 낮은 곳으로 걸어 내려와

절망을 움켜쥔 풀들의 아픈 손가락에

제 땀과 사랑으로 만든

뜨거운 희망의 빛을 건네어 준다

질기고 튼튼한 뿌리를 가진 낙동강변 풀들

밤새 별빛에 얼굴을 말갛게 씻고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부드럽게 흔들린다

풀들이 일으키는 고요하고 눈부신 혁명

온 누리에 번져나가는 초록의 뜨거운 불길

저기, 희망이라는 별 하나

쉰 일곱 해 동안 뼈 속에 다져 넣었던

제 가슴 속 환한 상처로

꺼지지 않는 뜨거운 빛을 만들고 있다.

김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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