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검찰총장 국회출석 제도화 발언에 대해 검찰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일축하고 나서 정대철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촉발된 민주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민주당과 검찰의 신경전이 도를 더하고 있다.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은 25일 검찰총장 국회출석 제도화 논란과 관련, "9월 정기국회 때부터 검찰총장이 직접 국회에 나와 검찰행정 전반에 관해 보고하도록 하고 따질 것은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대철 대표가 최근 검찰의 행보에 불만이 있는 것 같고, 나도 동감이며, 과거 시각에서 보자면 제3의 기관에서 최소한 시정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 다 나오는데 검찰총장이 안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법의 정치화, 법만능주의가 문제가 됐으며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게 사실이므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 방식에 대해 그는 "검찰청은 독립외청이기 때문에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을 위해 제도를 바꿀 필요없이 국회 법사위에서 출석을 요구하면 된다"며 "당차원에서 곧 추진하되 야당만 협조하면 바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검찰은 정치권 특히 여당의 공세가 강도를 더해가는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애써 초연해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서울지검의 한 평검사는 "청와대와 검찰간의 소통창구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당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거침없이 진행되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가 된다"고 전제, "그러나 검찰이 이제는 정치권의 영향을 벗어나 법원에 준하는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건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불편부당하게 법을 집행해야하는 검찰조직의 수장이 국회에 나가 정치적 공세에 시달리는 일은 적절치 않다"며 "지금처럼 국회출석은 법무부 장관이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정 대표와 이 총장이 검찰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만큼 검찰총장 출석 요구는 정략적 배경이 숨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검찰총장 국회 출석은 야당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것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무방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부당한 압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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