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崔' 언제까지 등돌릴텐가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구.경북지역 언론과의 청와대 회견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수에 연연말아야 대통령이 제할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신당 및 총선 불개입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그런데도 야당의 최병렬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4자 회담을 제의하고 신당에서 손떼라고 계속 요구했다.

한쪽에선 신당참여 않겠다고 했는데 한쪽에선 신당참여 말라니 이게 무슨 동문서답인가. 조선시대 양반들처럼 대문간에서 머슴을 사이에 두고 "신당참여 하겠느냐고 여쭈어라~"에 "참여않는다고 여쭈어라"는 식이 지금 노 대통령과 최 대표의 대화 방식이다.

이래갖고서 정치발전 있겠는가? 없다.

우리는 지난1월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말씀을 기억하고 있다.

민주당 연찬회에서 그는 "내년 총선에서 못이기면 나는 반(半)통령이요, 정권을 잡은게 아니라 반(半)권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에 찬 발언이었다.

그래야 국정의 효율운용과 정책입법화가 가능하므로 국회구도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반년만에 바뀌었다.

중간설명도 없이 바뀌었다.

왜 바뀌었는지, 참말로 바뀌었는지? 아니면 신당 추진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총선결과의 파장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인지? 그도 아니면 요며칠새 유포된, 민주당과 친노(親盧) 신당세력이 합의 이혼.각개약진-총선 후 '사실혼'으로의 재결합을 염두에 둔 심모원려(深謀遠慮)인가.

그런 와중에서 7명의 대통령 측근들이 사표와 함께 출마 채비에 나섰고 거기에다 민주당 간판은 안받겠다고까지 했으니 노 대통령으로서는 오비이락, 야당으로선 "벌써부터 총선꿍꿍이냐" 의혹을 가질만한 것이다.

대통령은 "청와대 보좌진들의 출마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했지만 그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문제는 계속 꼬이고 대화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는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엊그제 언론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대통합에 앞장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갈등의 치유와 경제회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왜 총선문제가 튀어나와 민생을 어지럽히는 것인가?

본란은 지금 이 시점이 이해득실을 털고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서 해법을 찾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노 대통령은 4자 회담이든 3자 회담이든 먼저 손내민 야당대표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유인태 정무수석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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