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일간지 기자 딕만씨
"100%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것은 이상일 뿐이겠죠. 독일어 주민이 60%, 프랑스어 주민이 40%인 이곳 빌에서도 갈등은 존재합니다.
다만 그 갈등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서 최소화시키느냐가 유럽내 다른 국가들과의 차이점입니다".
스위스 베른 칸톤 서쪽의 소도시인 빌의 일간지 '빌러 타그블라트(Bieler Tagblatt)' 정치부 기자인 시빌 딕만(Sibylle Dickmann)씨는 내부적으론 심각한 양상을 띤 언어권간 갈등이 외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테러와 같은 극단적 행동이나 선거에서 지역 정당에 대한 몰표 등의 감정적 대응이 없습니다.
물론 프랑스어 주민들은 '손해보고 산다'고 불평하고, 독일어 주민들은 '공적인 곳에선 2개 국어를 쓰는데 무슨 문제냐'며 반박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갈등은 자못 심각해서 테러와 방화로까지 이어졌죠. 그러나 피는 한 번으로 충분했습니다.
언어가 다를 뿐 서로 적은 아닌거죠.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어권 주민인 딕만씨는 자신의 남자친구는 프랑스어권이라고 했다.
베른 칸톤내에서도 프랑스어권 지역의 자치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소수다.
특히 빌의 경우 한 가정내에서도 두 언어가 함께 쓰일 만큼 사실상 갈등은 미미하다.
딕만씨가 일하는 신문사 바로 옆 사무실엔 프랑스어 신문 '르 주날(Le Journal)'이 자리잡고 있다.
같은 회사지만 두 언어 신문을 발행한다.
언어뿐 아니라 기사나 편집방향도 사뭇 다르다.
1면 머릿기사가 다르고, 정치적 사건을 해석하는 방향도 다르다.
지역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두 신문에 대해 딕만씨는 당연하다는 평가다.
"두 언어권이 실질적인 조화를 이루기는 어렵습니다.
서로 등을 돌린 상황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배척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동시에 서로를 인정합니다.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사회적·정서적 구조가 스위스의 갈등을 녹여냅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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