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써서 무엇하나, 사람들아
좁은 시장길 빠져나오며 생각한 것이었네
시장바닥에는 생어물 건어물 포함해서
아직도 살아있는 닭들까지 그들이 탄생시킨
달걀무더기, 팔 없고 다리 없는 것들까지
참 많기도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해서
똑같은 틀속에서 뜨겁게 익어나온 붕어빵들
무슨 좋은 세상 맞은 듯 줄지어 얹혀 있지만
시를 써서 무엇하나? 차라리 산골짜기
시냇가 언덕 위에 피어나는
착한 꽃이 되지 꽃이나 되지.
서지월 '시를 써서 무엇하나, 사람들아' 부분
서지월 시인은 시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몇 안되는 시인이다.
몇군데 문화강좌를 맡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시에 관련된 일이고 보면 시를 떠나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시인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시와 현실의 괴리감에서 오는 느낌을 표현했다.
단지 그 괴리감을 비참함으로까지 끌고 가지 않은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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