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자미 눈' 뜬 신당 사람들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각기 딴 살림을 차렸으나 주도권 싸움과 당의 진로에 대한 이견 등으로 순탄치 않다.

그러나 각 당은 불협화음이 새 나갈 경우 적전분열이 된다는 우려에 내놓고 불만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통합신당=최동규 기조국장, 권형우 조직국장 등 통합신당파 민주당 당직자 32명은 29일 국회 기자실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구도의 고리를 끊고 정당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신당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정대철 전 대표 측근인 이평수 수석부대변인과 이상수 총무위원장 측근인 서영교 부대변인 등 10명도 탈당했다.

원내정당제를 도입한 통합신당은 이와 함께 28일 첫 정책의총을 열어 신용불량자 개인회생제도 등 7개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다른 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시도들이다.

통합신당은 10월1일 사무실 개소식과 12월 창당을 앞두고 일단 순풍에 돛을 단 듯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김근태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이 심심찮게 터져 나온다.

김 원내대표의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과 연합공천하겠다.

민주당과 재결합을 시도하겠다"는 등 각종 언급이 민주당 탈당전 중도파 때 모습과 달라지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한 당직자는 "원내교섭단체명에 '통합'이 들어간 것에 대해 마뜩지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민주당과 고리를 완전 끊고 차별화해야 내년 총선의 승리를 꾀할 수 있는데 호남표에 대한 미련을 끊지 못해 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에 대해 비판노선을 견지하는 세력들은 신주류 강경파인 '천정신이'(천정배, 정동영, 신기남, 이강철)가 목소리를 높여 창당을 주도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을 호남으로 고립시키고 한나라당과 수도권, 영남, 충청, 강원 등지서 정면 승부를 내야한다는 것.

▨민주당='투 톱'인 박상천 대표와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구성과 외부인사 영입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구주류인 정통모임(박)과 중도파인 통합모임(조)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뜻을 같이하고 있으나 주도권을 잃기는 싫은 탓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비대위 참여 인원과 최고위원회 아래에 외부인사 영입위원회와 조직강화특위를 설치하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조 위원장이 지난주 박 대표를 만나 "비대위원 수를 41명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를 당 개혁을 주도할 최고의결기구로 격상시키려는 시도로 본 박 대표가 당 지도부의 입지 축소를 우려해 "20명 이내로 하자"고 제동을 건 것. 결국 25명 선으로 타협했다.

박 대표측이 "최고위원회 산하에 인재영입기구와 조직강화특위를 별도 구성토록 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서도 중도파는 박 대표의 권한이 너무 커진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단행된 당직인선에 대해서도 중도파인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공개적으로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인선에서 제외된 구주류측 일부도 박 대표에게 나름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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