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잉? 아니, 이게 누구야?"
평범한 가정주부의 화려한 외출. 주부 이인숙(42.대구시 지저동)씨의 꿈은 이루어졌다.
우아하고 당당한 성악가의 모습으로 무대에 선 것. 이제 그녀에게서 자신없어하는 망설임과 수줍음은 찾아볼 수 없다.
친정어머니의 69번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도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엄마, 너무 이쁘다!" "탤런트해도 되겠다" "여보, 결혼해줘!"
감춰져 있던 그녀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어느 누가 펑퍼짐한 아줌마라고 말할 것인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아줌마는 남의 눈을 의식 안 하는 염치없는 사람으로 비쳐지는 게 요즘 세상이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핸드백을 빈자리로 날려 자리를 먼저 차지한다'는 아줌마에 대한 우스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아줌마에게도 꿈꾸는 자유는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픈 욕망! 한때는 화장 안 한 얼굴로, 아무 옷이나 걸쳐도 예뻐보였던 소녀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변신! 주부의 이미지 메이킹' 제작진은 이씨의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평소 그녀의 스타일과 피부상태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큰 딸(17)과 함께 메이크업 숍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엄마의 푸근한 이미지와 함께 수수하고 평범했다.
아담한 체격에 동양적인 복스러움을 지닌 얼굴로 나이보다 젊어보였다.
제작진은 중년의 여유와 우아함을 겸비하면서도 화사한 소녀의 꿈을 간직한 주부의 분위기를 살리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
전체적으로 화사하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복고풍 스타일이다.
40대 여성의 메이크업은 나이가 들면서 어두워지는 피부색을 화사하고 밝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다.
연하고 진한 핑크 계통의 다양한 색상을 섞어 눈과 입술, 뺨 화장을 마무리해 은은한 소녀의 꿈을 얼굴 표정에 담았다.
머리는 숯이 적고 길이가 짧아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주기 위해 '백코밍'(속칭 '후카시')을 넣어 볼륨감을 줬다.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검정과 흰색이 어우러진 복고풍 드레스를 선택했다.
벨로아 원단의 고급스러움이 가슴 앞부분의 자수, 비딩 처리된 것과 어우러져 한층 더 우아함을 느끼게 한다.
액세서리는 나이에 어울리게 조금 큰 진주와 큐빅이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선택했다.
"너무 행복해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예쁘게 화장한 얼굴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는 이씨의 입가에는 소녀같은 미소가 머물고 있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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