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내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으나 달러화 약세-엔화 강세에 따른 원화 가치상승 등 계속되는 환율불안으로 인해 포항공단 업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자 아예 연간예산 규모를 편성하지 않고 임기응변식 경영을 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포항공단 업체들에 따르면 작년말 2003년도 운용계획을 편성하면서 올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 비율을 1천150~1천210원대로 잡았으나 최근 1천150원이 무너지면서 제품의 원가변동 요인이 발생하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들에 봉착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아 달러화 가치하락이 당장은 이익이 되지만 지속적인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달러화 표시부채상환 시기와 원자재 도입시기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등의 외환자금 지출과 관련한 핵심적인 부분의 시행시점을 정하지 못해 고민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일부 원자재 도입가격이 내려 소폭의 제품가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요자들은 제품가격을 내려달라고 요구하지만 무턱대고 내릴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곤혹스러워 했다.
또다른 업체 원료담당자는 "올해초 한때 달러당 1천300원에 원자재를 도입했지만 봄철을 지나면서 1천200원, 1천150원대로 떨어졌고 현재는 1천100원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 언제쯤 계약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자니 불안하고 그렇다고 덜컥 계약했다가 달러가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책임문제가 걱정된다"고 불안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달러화 약세가 당장은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철강업도 타산업과 마찬가지로 완제품 및 반제품의 수입량 증대를 동반, 결국은 국산제품의 경쟁력 약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달가워할 일만은 아니라는 신중론까지 나오고 있어 업체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김석향 포항상의 총괄실장은 "보통 10월 중순 가예산 편성에 들어가 11월말, 12월초 내년 예산을 확정하지만 올해는 내년 예상환율 등 기초자료 작성에 변수가 많아 예산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원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환율불안 등 각종 변동요인을 감안해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공단 대형 업체들은 연단위 계획은 유보하는 대신 단기 1개월, 장기 3개월 단위의 단기성 운용계획을 수립해 운용키로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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