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너는 그리고 너는 아는가

세월과 세월이

가슴과 가슴이 서로 발을 걸었던

그 추웠던 명동 길을

모든 기억들을 숨결 위에

고이 올려 놓고

숨찬 옛 노래 불렀던 길고 긴 시간

잊혀질 것이라 기억하지 못할

젖은 가슴만 묶어 보내는

내 빈 마음을 아는가.

이상규의 '편지.2'부분

이상규 시인은 삶을 참 적극적으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얼마남지 않은 머리를 어떻게 꾸밀 생각도, 시간도 없이 바쁘게 다니고 있다.

편지를 쓴다는 건 설렘이고 편지를 받는다는 건 반가움이다.

물론 요즈음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왜곡되었지만, 그래도 편지를 쓸데가 있고 또 기다릴 수 있다는 말은 아직 살아갈 희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서정윤(시인. 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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