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관광버스 추락사고 사망자 6명이 안치되고 부상자 9명이 이송된 안동병원 응급실은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21일 오후 4시40분쯤 가장 먼저 관광버스 운전기사 신팔수(49.대구 북구 동천동)씨가 의식을 잃은 채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했으며 잇따라 사망자의 시신과 부상자들이 속속 도착.
사망자와 부상자가 한꺼번에 들이닥치자 병원측은 유가족들을 위해 상황실을 설치하고 20여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투입돼 부상자 응급처치에 나섰다. 그러나 영주 기독병원과 성누가병원, 봉화 혜성병원 등에서 이송된 부상자들이 밀려들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
○…이날 안동병원에서는 사망자와 부상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안동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일일이 소지품을 점검했다. 또 산악회원 명단을 입수해 집으로 전화를 걸면서 산행참여 여부를 파악했다. 하지만 봉화군청.봉화보건소.봉화경찰서.대구시 등 관계기관이 사망자와 부상자의 신원파악에만 열을 올리고 사고수습과 처리는 뒷전으로 미뤄 유가족들의 반발을 자초. 전화를 사고소식을 전달받거나 TV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접한 뒤 달려 온 유가족들은 사고대책반조차 구성돼 있지 않고 사고처리와 사후수습책을 내놓지 못하자 한때 심한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안동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6명의 사망자들 중에서 오점득(64.대구 달서구 용산동), 김호자(60.달서구 상인동), 이정숙(57.달서구 두류동)씨 등 3명은 신원이 밝혀져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았으나 나머지 3명의 신원은 21일 밤 늦도록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밤 11시쯤 사고소식을 접하고 달려 온 유가족들이 속속 병원에 도착하면서 박갑선(67.달서구 성당동), 박태수(63.달서구 두류동), 송경희(55.달서구 상인동)씨로 확인.
이날 밤 늦게 안동병원 영안실을 찾은 김석술(68)씨는 부인 박태수씨의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채 싸늘한 주검으로 확인되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 송경희씨의 남편 강영구(60)씨는 사고차량 회사측 관계자들이 눈에 띄지 않자 울분을 참지 못해 심한 고함을 지르기도.
○…유가족들은 이날 밤 사망자 시신을 대구지역 병원으로 옮기도록 요구해 22일 새벽 이정숙씨의 시신이 대구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지고 나머지 5명의 사망자 시신은 경북대병원 영안실로 이송.
안동병원 영안실에는 뒤늦게 경북전세버스공제조합 관계자들이 나타나 유가족들과 시신 이송과 사고수습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유족들은 대구지역 병원으로 시신을 옮겨주고 사고대책반을 달서구에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으며 다른 병원 사망자 및 부상자 가족들과 함께 유가족대책위를 구성키로 합의.
0...사고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단숨에 달려왔다는 엄칠선(42, 대구시)씨는 병원 문을 들어서자 마자 오열. 영안실에서 어머니 이종후(67.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의 사체를 확인한 엄씨는 3차례나 실신. 엄씨의 어머니 이씨는 현재 비봉산악회 회원이면서도 회원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0...대구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사상자를 안동, 영주, 봉화등지 병원으로 분산하는 바람에 가족의 생사 확인이 늦어지자 분통을 터뜨렸다. 21일 오후 5시경 봉화 명호 파출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급하게 달려왔다는 최형도(37. 대구시)씨는 "안동병원에 차량을 주차해 놓고 택시를 타고 안동, 봉화, 영주에 있는 병원을 죄다 찾아 다녔다"며 하소연. 사체 확인절차를 거친 최씨는 어머니의 사망 원인과 사망 시기라도 알고 싶다며 병원 관계자와 119 구조대에 애타는 목소리로 질문 공세.
0...하중기(62. 대구 달서구 두류동)씨는 응급실에서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부인 박순분(62. 달서구 두류동)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 부인의 상태를 확인한 하씨는 "정신이 없다"며 "사고소식을 전해준 친구의 부인이 사망했다"면서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
0...중태에 빠진 김옥분(51.달서구 두류1동)씨의 딸 이가영(23)씨는 "옆집에서 사고 소식을 전화로 알려와 인터넷을 통해 입원한 병원을 확인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씨는 어머니 김씨가 연신 고통을 호소하자 간호사를 붙들고 "제발 우리 엄마가 안 아프게 진정제라도 주사해달라"고 부탁. 그러나 검사 결과 쇠골뼈가 부러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듣자 이 씨는 병원측에 앰뷸런스를 요청해 대구 영대병원으로 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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