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차도 사람 봐가며?

"누구는 직지사 산문 앞까지 차를 몰고가고, 누구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10여분 걸어가고. 주차비가 아까워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안내문도 없이 이러면 되겠습니까?"

김인철(48.대구시 대명동)씨는 지난 주 친구들과 함께 김천 직지사를 찾았다가 주차장 때문에 한동안 부아가 치밀었다.

김천 직지사는 관광지 입구에 모든 차량을 주차토록 한 다른 곳과 달리 공영주차장을 피해 직지사 산문 입구까지 차를 몰고 갈 수 있다.

자주 찾아온 사람들은 주차안내원을 무시하고 막바로 산문까지 올라가지만, 대부분 외지 관광객들은 상가 입구에 차를 대고는 걸어서 올라간다.

그러나 공영주차장 대신 도로를 계속 따라 1km 남짓 더 올라가면 직지사 산문이 나온다

산문 입구엔 차량 30여대를 댈 수 있는 별도의 주차 공간이 있다.

직지사측이 신도 편의를 위해 무료로 마련한 것. 주차비도 없고 신도 확인도 않으니 아는 사람은 거의 이 곳에 차를 댄다.

이곳 주차장이 다 차면 입구에 직지사~구성면 903호 지방도로변에 무질서한 주차로 이어진다.

노선버스까지 다니기 때문에 불법 주차차량이 많으면 북새통을 이루기 일쑤. 김천시는 14년전 공영주차장을 만든 뒤 직지사 산문앞 주차장 유료화 유도, 도로변 불법주차 단속, 공영주차장 입구에서 관광객과 신도.주민의 신분 확인 등 갖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실효를 얻지 못하자 최근엔 아예 손을 놓았다.

때문에 입찰로 운영권을 맡은 공영주차장 관리측은 텅빈 주차장을 보며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주차비가 하루 1천원으로 다른 관광지보다 훨씬 싸지만 이용객은 방문차량 20대 중 한두대 정도에 불과하다"며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김천시 조명철 교통행정과장은 "내년 상반기 산문앞 직지문화공원의 완공과 함께 산문앞 무료주차장을 비롯해 주변을 대폭 정비하면서 이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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