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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김양교씨 "사회적 약자 돕는건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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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의료보험 조차 제대로 안돼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가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을 진료하는 것은 의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5년째 무료 치과치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원치과원장 김양교(41.대구 중구 대신동)씨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한다.

김원장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인술을 베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부터로 지금까지 돌본 환자수만 500여명에 달한다.

"치과를 찾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김원장은 "돈을 바라고 의사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의 인술활동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필리핀과 태국.스리랑카 등 다국적 출신인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김 원장은 할 수 없이 환자진료를 위해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던 외국어를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극정성 덕분에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김 원장은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가 됐다.

지난 28일 충치치료를 위해 치과를 찾은 망글라(28.스리랑카)씨는 "김원장의 도움이 없었다면 월급만으로는 치과치료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이가 아파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이젠 먹고 싶은 것도 실컷 먹을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잇몸병을 앓던 필리핀인 조조(33)씨도 "이가 심하게 흔들리는 탓에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다 나았다"고 기뻐했다.

김원장은 "외국인 노동자는 국내 경제상 반드시 필요한 인력인데도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제대로 된 진료조차 못 받고 있다"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민간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경태 대구 외국인 상담소장은 "김원장이 치료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체육대회 등 행사 때마다 일정액의 기부금을 내고 지역내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무료봉사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며 김원장이 애써 감춘 얘기를 털어 놓았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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