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사투리 놀림감 아니다

일전에 서울에 갔다가 지하철에서 사투리를 썼더니 주변에서 나를 좀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분위기를 살펴보니 내가 쓴 사투리가 좀 강했다고 느껴졌지만 경상도 사투리는 개성있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선이 도리어 불쾌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런 사투리 경시 풍조는 요즘 TV 프로그램 때문인 것 같아 방송사들이 각성했으면 좋겠다.

사투리만을 소재로 한 코너에서는 경상도뿐 아니라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까지 망라해 희화화하는데 유심히 들어보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사투리는 이런 프로의 웃음거리가 아니라 한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쓰고 살아온 문화이자 생활양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TV에 나오는 오락프로의 사투리는 이런 문화적 전통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그 느낌과 지역 이미지만을 가지고 왜곡하는 게 현실이다.

지역민으로서 우롱당한다는 느낌도 들고, 지역민들이 소위 표준어라는 걸 쓰는 서울쪽 사람들의 놀이개감이 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이런 프로들이 지양되고 사투리를 우스개 소재로 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최인준(포항시 일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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