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비자금 '부국팀'에 흘러간 듯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측의 서정우(徐廷友) 변호사가 LG그룹으로부터 현금 150억원을 '차떼기'로 인계받았다는 검찰 발표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사용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LG로부터 받은 150억원 중 50억원만 당에 공식처리됐고 행방이 묘연한 나머지 100억원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여기다 LG와 삼성,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과연 천문학적 규모의 불법 대선자금이 누구의 손에 관리돼 왔으며 또 쓰여졌는지를 두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10일 "LG로부터 받아 사라진 100억원은 이 전 총재의 개인후원회였던 '부국팀' 등 사조직에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 파장을 일으켰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정책을 보좌한 학자.교수 그룹 등 비선조직이 적지 않았고 이들을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을 당이 공식 회계처리했을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국팀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속된 서 변호사가 부국팀의 부회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부국팀의 실체를 두고 적지않은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 전 총재측의 이흥주 전 행정특보가 "서 변호사가 부국팀에 단돈 10원도 갖고 온 적이 없다.

우리는 돈이 들지 않는 활동을 했다"고 항변했으나 이 말을 믿는 당 관계자는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서울 여의도 부국증권 빌딩 11층에 사무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부국팀'은 지난 1996년 이 전 총재의 총재경선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설 모임에 불과했으나'창(昌) 대세론' 이후 세력이 커지면서 지난 대선 당시 전국적으로 회원수만 30만명이 넘었다.

부국팀은 주로 이 전 총재의 지인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자원봉사 형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전직 고위관료와 각 분야의 교수진, 이 전 총재의 오랜 핵심참모 등이 망라돼 이 전 총재의 외곽 후원그룹 본부 구실을 했었다.

이정락 변호사가 후원회장을 맡고 이 전 행정특보가 후원회 살림을 총괄하면서 700명 이상의 자문교수 그룹과 함께 물밑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다.

이처럼 부국팀은 단순 '개인후원회'의 성격을 넘은 전국적 규모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정치권 주변에서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가 많다.

부국팀은 지난해 11월말 이 전 총재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당 선거대책위 직능특위로 흡수 편입됐지만 직능특위에 들어온 뒤에도 선거지원이나 자금관리를 별도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부국팀이 아니더라도 이 전 총재 측근 의원들이 비밀리에 사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져 여기에 당의 공식.비공식 자금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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