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밤낮없이 음주단속이 벌어지자 음주운전자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묘책을 짜내는가 하면 경찰관들과 싸움까지 벌이는 등 천태만상이 벌어지고 있다.
음주단속에 대비해 초콜릿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껌을 씹는 방법은 벌써 고전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식초나 구강청정제를 사용하는 운전자들도 늘고 있다.
음주 후 식초를 마시면 입안에 신 냄새가 진동해 알코올 냄새를 순간적으로 사라지게 한다는 것. 또 구강청정제로 단속 직전 입안을 헹군 뒤 술냄새가 아니라 청정제 특유의 톡 쏘는 향이라고 우겨대는 방법도 쓴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순간적으로 모면하는 임시방편은 될는지 몰라도 절대로 단속을 피해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포항 남부경찰서 박훈기 교통과장은 "예전처럼 경찰관이 직접 종이컵 등으로 냄새를 맡을 경우엔 이런 방법도 가능했다"며 "그러나 현재 음주측정법은 단순하게 입안의 냄새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 속에 녹아 있는 알코올성분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보다 더 지능적인 음주운전자들은 단속현장을 발견하는 즉시 차량을 길가에 세워 두고 곧바로 대리운전 업체에 연락, 대리운전을 통해 유유히 빠져나가는 수법을 쓴다.
무조건 경찰관에게 대드는 일도 이젠 흔한 풍경이 됐다.
"왜 길을 막고 인권침해를 하느냐"는 예사이고, 술에 취해 "내가 누군데 감히 단속을 하느냐"는 공갈협박도 마다 않는다.
최근 들어 "피를 뽑아 정확한 측정을 해달라"는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
이 경우 음주운전 확정까지 15~20일 가량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 실제로 경찰이 단속을 벌인 결과 단속운전자의 40%가 채혈을 요구하며 자신의 음주혐의를 부인하는 실정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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