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디어활용교육/컷컷컷-놓다가 덫에 걸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악당의 발목을 잡은 것이 바로 카메라입니다.

새의 이동을 기록하기 위해 설치된 카메라죠. 인공위성을 조작할 정도로 첨단화된 장비와 권한을 가진 악당들이 고작 새 관찰용 '몰카'에 걸려든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이 영화가 주는 하나의 팁입니다.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덫을 놓다가 덫에 걸린 꼴이죠.

유독 미국 영화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그린 작품들이 많습니다.

드라마, SF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주 등장합니다.

영화는 '현실 투영'입니다.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볼 때 미국에서 개인자유와 국가이익의 충돌, 그에 대한 우려는 크다고 볼 수 있죠.

그 우려는 역사에서 나옵니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것도 야당인 민주당 선거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에셜론 프로젝트도 실재하는 것입니다.

에셜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주도 아래 영국 캐나다 등 정보기관이 참여해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는 국제 통신감청망입니다.

120개의 위성을 기반으로 전화, 팩스, e메일 등 통신 감청을 통한 정보수집 및 암호 해독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에셜론이 만들어진 것은 1947년. 미국과 영국이 비밀협정을 맺어 전 세계를 상대로 통신정보활동을 지속키로 합의하면서부터였습니다.

1972년 영국과 미국이 먼저 시작한 UKUSA라는 국제 통신감청망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3개 영어권 국가도 참여했습니다.

에셜론은 그동안 극비사항이었으나 미국이 주도하는 에셜론에 반발한 호주 정보기관 DSD가 이를 공식 확인하면서 실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같은 불안은 최근 들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영국 BBC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NSA가 PC의 윈도우체계와 인터넷 e메일에 손쉽게 침입할 수 있도록 '비밀 열쇠'를 장치해 놓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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