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의 복지도시로 지정된 나라시의 농업협동조합. 회원 대부분이 55세 이상 고령자인 이곳의 주요 사업은 노약자들에 대한 간호 등 홈헬퍼와 이송서비스이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월 300만~350만엔의 수입은 고령자들의 노동 수당과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엔 지자체의 청소 사업을 위탁받는 등 보다 적극적인 일자리 및 소득 창출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합은 최근 나라시로부터 공원청소 사업을 위탁받아 지역의 크고 작은 공원 6곳을 연간 4차례씩 청소하기로 한 것. 필요 인력이 60명 정도로 큰 사업은 아니지만 시로부터 시간당 600~700엔을 지급받기로 계약, 고령자들에게 일의 보람과 함께 소득을 제공하는 지역형 사업의 시작이라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농협은 앞으로 6개월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6월쯤 청소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이곳에선 고구마, 무, 콩 등 각종 야채를 직접 재배, 도시락 식재료로 사용하는 등 급식 및 도시락 배달 사업도 벌이고 있다.
배달되는 도시락 수는 하루 6~8개 정도로 개당 630엔 정도를 받고 배식은 하루에 20여개로 국가로부터 보험 지급된다.
이곳의 오카베(72) 사무장은 "지금까진 소득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 주로 자원봉사 차원에서 일해 왔는데 최근엔 지자체의 사업을 위탁받는 등 일자리 및 소득 창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작
최근 일본에선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바람이 일고 있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지역민이 직접 맡아 추진하는 운동으로 고령자들이 그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 고령자들은 홈헬퍼, 청소, 이송서비스 등 일자리를 통해 소득 창출은 물론 자원봉사를 통한 삶의 보람까지 얻고 있다.
지난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 도시 재건에 나선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초로 보는게 일반적인 시각. 아직 용어나 개념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지역, 지역민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유형으로 최근 일본 곳곳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난 1993년 버블경제 붕괴이후 일본 경제가 급속도로 추락하면서 실업자가 증가, 정부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게 된 것도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버블경제 붕괴 이후 기업들의 해외 이전이 활발해지면서 지역마다 실업자들이 크게 증가하게 됐고 결국 종신고용제 등 사회복지도 함께 사라지게 된 것.
한마디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공공사업조차 실시하지 못하게 되는 등 총체적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한신대지진까지 발생하게 된 상황에서 지역민, 지역단체 등 비영리민간단체(NPO)들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마을 부흥 재건에 나선 것이 커뮤니티 비즈니스 태동의 시초가 됐다.
▨특징 및 사업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실버인재센터나 고령자협동조합, 비영리민간단체 등 자원봉사나 삶의 질을 우선하는 단체와 달리 지역민이 주체가 돼 지역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수익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특징 중 하나는 민간단체나 공동조합 등 누구나 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지역 밖으로는 사업이나 영역을 확장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본에 대두된 고령사회 문제에 맞춰 복지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간호원이나 복지시설의 복지전문가들이 퇴직하면서 빈집이나 빈상점 등을 빌려 작은 규모의 고령자 시설 및 고령자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고령자들에게 요리나 취미생활 등을 지원하는 등 고령자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노후생활을 돕는 사업이 많다.
▨전망
공공부문 사업의 민간위탁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고령자의 간병, 생활지원 등의 사업은 물론 육아지원 사업, 청소, 관리 등 각종 용역사업이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선 카와사키나 요코하마 등 일부 지자체에서 공공시설인 시민회관의 관리.운영권을 민간에 위탁하는가 하면 도쿄도도 도서관 운영을 민간에 맡기는 등 공공부문의 민간위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
또 앞으로 상점이나 빈집을 고령자들을 위한 시설로 만들고 목욕탕을 빌려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목욕을 시켜주는 등의 데이(Day)서비스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 실태
지자체들의 커뮤니티 비지니스 지원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자체들은 지역 주민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지원, 지자체와의 효과적인 역할분담에 나선 것.
오사카부는 지난 2001년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사업,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업 등 6개 분야에 걸친 'NPO와의 협동을 추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요코하마시도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자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및 정보를 제공하는 창구를 개설해 지원책 소개 및 경영 상담, 조직화 지원, 민간 전문가 파견, 사업자네트워크 등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테마별 심포지움 개최, 사업 검토회 성과 발표 및 활동 내용 소개 등 토론.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사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보를 개발, 수집해 창구와 책자,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등 경영 통합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요코하마시가 주로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고령자, 장애자를 대상으로 한 급식 서비스 및 가사(家事)지원, 이송, 장보기 대행 사업 등 의료복지분야와 장애아동 보육소, 일시 보육 등 데이서비스, 재생 및 재이용을 목적으로 한 재활용점 운영, 환경 관광여행, 어린이 대상 야외활동 교실 운영 등이다.
요코하마시 남구에 위치하고 있는 '다스케아이 유이'의 경우 지난해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한 뒤 발빠르게 비즈니스 커뮤니티 사업에 뛰어들어 홈헬퍼, 데이, 방문간호 서비스를 비롯 육아지원, 시 위탁사업 등을 펼쳐 연간 4억1천만엔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정부도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고용사업 특별장려금' 제도 등 각종 조성제도를 만들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협찬 사회복지법인 어르신마을
모레아장례예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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