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볼테르,위고,카프카...문호들의 러브레터

"위대한 작가들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쩔쩔매고, 심지어 언어적 빈곤마저 느낀다".

이화여대 출판부가 내놓은 '사랑의 글모음' 시리즈 '스물한 편의 연애편지(프랑스편)'와 '연애의 증거(독일편)'는 볼테르, 빅토르 위고, 스탕달, 발자크, 카프카, 릴케, 니체, 괴테 등 프랑스와 독일 작가들의 절절한 연애감정을 담은 편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이 남긴 연애편지에는 사랑 앞에 나약해진 나머지 침착함을 잃고 허둥대는 모습이라든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연인들에게 화내고 애원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레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 등을 남긴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아내와 애인이 있는데도 화가의 아내였던 레오니 비아르에게 불같은 사랑을 느꼈다.

미친듯이 그녀에게 빠져들었던 위고는 편지에서 "오늘 오후 튈르리 공원에서 그대는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당신 그거 알아? 내 천사여, 나무와 꽃들은 당신을 알아보고 당신에게 인사를 하더라구"라며 들뜬 감정을 적어 보냈다.

비아르는 위고와의 사랑으로 인해 간통죄에 걸려 감옥신세를 지는 등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이자 작가였던 볼테르는 네덜란드에서 팽패트라는 애칭을 가진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소녀의 어머니가 그와의 만남을 가로막자 볼테르는 남자 옷을 하인에게 보내 몰래 만나러 오라는 등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편지를 써보낸다.

평생 자신의 빚을 갚아줄 귀부인을 찾아다녔던 사실주의 작가 발자크는 우크라이나에 살던 한스카 백작부인을 연인으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발자크는 어렵사리 결혼에 이르지만 우크라이나 여행 후 건강이 악화돼 곧 세상을 뜨고 말았다.

만나주지않는 한스카 부인을 설득하느라 애쓰는 발자크의 곤경에 처한 모습이 편지에 남아있다.

약혼과 파혼을 거듭했던 연인에게 편지를 매일 보내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만 보내라고 요청하는 카프카의 가슴아픈 편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글자를 배열해놓은 아폴리네르의 상형 편지, 열네 살 연상의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릴케의 편지 등이 책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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