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을 넘자-(9)지역기업 생존전략-삼립산업

#1. 자동차 램프 선두주자

각종 자동차램프를 생산하는 대구 삼립산업은 지역 부품업체 중 대중 투자가 가장 활발한 기업 중 하나다. 이충곤 삼립 회장은 틈날 때마다 북미시장 확대와 중국시장 선점에 삼립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삼립의 대중투자 전략은 뭔가 다르다. 2002년 설립한 상해삼립회중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첫 발걸음. 상해는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치(上汽)'그룹이 폴크스바겐, GM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곳으로 명실공히 현지 제일의 자동차시장이다.

2003년 설립한 베이징삼립은 생산 전량을 베이징현대에 납품한다. 현대자동차는 현지 자동차관계자들에게 '현대의 기적'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북경삼립 또한 하루가 다르게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중국 내륙 진출도 가시화된다. 최근 지도상으로 중국의 중앙에 위치한 후베이성 십언시에 중국 3대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둥펑 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 삼립은 둥펑자동차는 물론 둥펑시트로엥, 둥펑닛산 등 해외합작법인에 연 100만대 분량의 램프 및 전선류를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2. 베이징삼립

베이징공항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순의(順義) 공단. 베이징삼립은 지난해 1월, 현대자동차를 따라 이곳에 진출했다. 베이징현대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부지 2천평의 임차공장에 불과했던 베이징삼립이 현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5배 규모의 신공장을 새로 구입했을 정도.

베이징현대의 월 생산 목표는 2천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쏘나타 차종이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월 5천대를 사뿐히 돌파했다. 현대는 지난해 6만대의 쏘나타를 생산해 당초 목표치(2만대)의 300%를 초과 달성하는 개가를 올렸다.

월 평균 100대 분량의 자동차램프를 공급하던 베이징삼립도 '현대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생산량이 배 이상 늘어나 평균 3시간 잔업을 실시해도 더 이상 물량을 맞출 수 없었다.

현대가 지난해 12월부터 엘란트라(뉴 아반떼 차종) 생산에 돌입해 2004년 15만대, 2005년 20만대, 2007년 60만대 등으로 생산량을 늘려가기로 함에 따라 베이징삼립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1만평 규모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가,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 제2의 도약-베이징삼립 신축공사 현장

현대와 더불어 승승장구를 거듭해 온 베이징삼립도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베이징삼립의 가장 큰 고민거리도 역시 인건비. 아이러니컬하게도 현대의 월평균 임금이 3천위안(45만원) 수준으로 급상승함에 따라 인근 부품업체들도 덩달아 인건비 상승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박명호 총경리는 "국내상황이 중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월 1천위안(15만원) 수준인 부품업체 인건비가 현대수준까지 뛰어오르면 심각한 채산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에서 100% 수입하고 있는 원자재도 서서히 부담이 되고 있다. 베이징삼립은 생산량이 연 10만대까지 늘어나면 더 이상 원가 압력을 견딜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이징삼립은 올 3월 완공예정인 신공장이 이같은 위기 돌파의 구심점이 되어 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500여명의 인부가 2개월째 철야작업중인 신공장은 벌써 기초공사를 마무리했다. 지하 12m까지 콘크리트를 박고 자갈을 깐 뒤 다시 철근 작업까지, 한국에선 6개월이 넘게 걸릴 일이 2개월 만에 끝난 것.

공장 설립이 끝나면 한국 중고기계가 아니라 최신식 수입기계가 실시간 공수된다. 현재 50명 수준인 직원 숫자가 배 이상 늘어나면 원가 절감을 위해 협력업체들도 불러들일 계획이다.

박명호 총경리는 "베이징삼립은 신공장 준공과 함께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생산성을 완비해 더 큰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사진 : 베이징 삼립의 신축공사현장. 초기의 5배 규모로 늘어나는 신공장은 베이징 삼립의 재도약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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