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취학통지서가 가정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대부분은 단체생활을 경험했다.
하지만 좀 더 규율적인 '학교'는 이들에게 또 다른 환경과 생활의 변화를 의미한다.
시력이 나빠 수업에 어려움은 없을지, 치아는 건강한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지 부모님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요충검사와 손씻기 습관화
요즘 어린이들은 영양의 불균형으로 '풍요 속의 빈곤'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혈액이나 소변검사로 빈혈 여부와 간기능, 신장기능 등을 점검해 본다.
요충검사도 필요하다.
요충의 주증상은 항문의 간지러움. 요충은 재감염이 잘 되고 약을 먹어도 죽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충제를 먹은 뒤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머릿니에 감염되는 사례도 많다.
입학 후에도 틈틈이 관찰해야 한다.
입학 후에는 학교에서 밥을 잘 먹는지, 화장실을 잘 다니는지 자녀들에게 물어보자. 상당수 어린이가 학교 밥을 잘 먹지 않거나, 학교 화장실에 적응이 안돼 오줌을 참다 방광염에 걸리기도 한다.
대.소변을 본 뒤, 식사 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씻는 습관을 들여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시력검사와 안과검진 필요
취학 전에 시력검사와 안과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시력은 6세쯤이면 1.0의 시력이 완성되며 8, 9세가 되면 사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양안시 기능이 완성된다.
정기검진의 시기를 놓쳐 9세 이후에 약시나 사시를 발견해 치료할 경우 시력저하나 양안시 기능의 손상을 피할 수 없다.
어린이는 시력발달 과정에 장애를 초래하는 다양한 안과질환(근시.원시.난시 등 굴절이상, 약시, 사시 등)이 있더라도 양쪽 혹은 한 눈의 근거리 시력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자녀의 눈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 취학 전에 안과검진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입학 후 원거리 학습활동(칠판보고 필기하기)의 불편함을 호소할 때에는 이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치료를 하더라도 기능적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안과전문의들은 3, 4세에 첫 검진, 5, 6세에 2차 검진, 초등학교 입학 후 매년 검진을 받기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안과검사를 받아야 한다.
△빛을 잘 보지 못하고 눈부셔할 때(사시, 난시, 안검내반증 의심) △TV, 책, 물건 등을 너무 가까이 보는 경우(근시 의심) △눈을 자주 비비거나 깜박이고 찡그릴 때(안검내반, 사시 의심) △눈동자가 가끔 한쪽으로 몰릴 때(사시 의심) △눈을 가늘게 뜨거나 찌푸려서 사물을 볼 때(난시, 근시 의심) △고개를 기울이거나 턱을 들거나 숙이고 혹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사물을 볼 때(난시나 사시가 심한 경우).
◇충치검사 받고 칫솔질 익혀야
이 시기에는 유치(젖니)가 상실되기 시작하면서 영구치(어른 치아)가 나게 된다.
특히 유치의 가장 뒤쪽에서 제1영구치라 부르는 중요한 치아가 올라온다.
이 치아는 평생 동안 씹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치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칫솔질 미숙과 잦은 군것질로 인해 충치가 생기기가 매우 쉽다.
부모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구석구석 이를 닦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또 충치예방 차원에서 치과에서 실란트(치아 홈 메우기.흔히 코팅이라고 함) 시술을 해 주면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 윗대문니 사이가 벌어진 채 날 수 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정상이며 뒤에 송곳니가 날 때쯤 저절로 간격이 없어지게 된다.
유치 중 앞니들은 이 시기에 대부분 영구치로 교환되지만 유구치는 11, 12세까지는 써야 하므로 충치가 있다면 유치라고 방치하지 말고 바로 치료해주는 것이 바른 영구치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음식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곡식과 과일,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치아를 청소하고 잇몸을 자극할 수 있어 좋다.
반면 너무 무른 음식, 치아에 달라붙는 캐러멜, 단음식, 청량음료 등은 치아는 물론 우리 몸의 건강을 해친다.
특히 식사 이후, 그리고 잠자기 전에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스트레스 반응 관찰
초등학교 진학은 새 학교, 새 친구, 새로운 선생님, 학업분위기 변화 등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로 인해 어린이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아이의 기질이 너무 수줍고 위축돼서 일대일 관계에선 나쁘지 않지만 그룹활동이나 적극적으로 자신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능력 발휘를 못하지 않는지,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이 아닌지 등을 파악하고 반복적인 그룹활동을 통해 기질적인 단점을 극복해 가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유아시절 부모와 자녀 사이 건강한 애착관계나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 유치원에 처음 갔던 시절에 나타난 분리불안을 재경험하지는 않는지 살펴보고, 이런 경우 빠른 시기에 부모-자녀 관계에서 재조정이 시급하다.
취학을 앞두고 긴장감 때문에 손톱을 물거나, 짜증을 많이 내고, 어머니에게 많이 매달리고, 요구사항이 많고, 눈을 깜박이는 등의 반복적인 몸놀림(틱 현상)을 보이고, 식습관이나 수면의 변화 등이 있다면 전문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취학 전에 공동생활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면 짧은 기간이나마 학원에 보내는 등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조진선 푸른연합소아과 원장.최윤영 대구파티마병원 안과과장.김민정 동대구미치과 원장.유보춘 종로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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